“한 번 맺은 인연을 소중히 여기고, 매사에 진지하게 살아간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계룡시협의회장 장동순을 설명하는 가장 정확한 문장이다. 그의 삶의 태도는 공직에서든 지역사회에서든, 그리고 새로운 공적 책무 앞에서도 흔들림이 없다.
지난 1월 25일, 이해찬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이 해외 출장 중 갑작스럽게 별세했다. 고인의 시신은 27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해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으로 운구됐고, 장례는 27일부터 31일까지 민주평통과 더불어민주당 공동 주관의 기관·사회장으로 엄수됐다.
이처럼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만난 장동순 회장의 이야기는, 개인의 이력 너머로 공공의 가치를 다시 묻는다.
행정의 현장에서 배운 ‘조정과 책임’
장 회장은 2015년 논산시 행정국장으로 공직을 마무리했다. 공직의 마지막 자리까지 ‘책임’과 ‘조정’의 무게를 지고 걸어온 그는, 지역 행정이 시민의 삶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몸으로 익힌 행정가다. 이러한 공로로 같은 해 녹조근정훈장을 수훈했다.
퇴직 이후에도 그의 활동은 멈추지 않았다. 건양대학교 산학전문교수로 5년간 강단에 서며 행정의 경험과 삶의 태도를 후학들과 나눴다.
지역사회 공익 활동 또한 꾸준했다. 논산시사회복지협의회장, 충청남도적십자사 상임위원을 역임하며 복지와 인도주의 영역에서 공동체를 돌보는 실천을 이어왔다.
현재는 대전지방법원 논산지원 조정위원으로 활동하며 갈등의 현장에서 합리적 해결과 사회적 합의를 모색하고 있다.
국방수도 계룡, 통일을 ‘현실의 언어’로 말하다
행정의 중심에서 시민의 삶을 다루어 온 그에게 주어진 또 하나의 역할이 있다.
지난해 12월, 장 회장은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민주평통 계룡시협의회장에 위촉됐다. 그는 “계룡의 정체성과 지역의 역량을 살려, 민주평통이 지역사회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조직이 되도록 하겠다”고 분명히 했다. 정기회의와 특강·토론을 통해 통일 공감대를 넓히고, 현장의 목소리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정책 제언으로 잇겠다는 구상이다.
“계룡은 대한민국의 국방수도입니다. 민·관·군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이 도시의 특수성은 ‘평화’와 ‘통일’을 관념이 아니라 현실의 언어로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는 기반이 됩니다.”
그는 민주평통의 본질을 정치가 아닌 공감과 참여에서 찾는다. 지역협의회는 시민과 기관·단체의 연대를 통해 통일 의제를 일상으로 확산시키는 통일 공공외교의 거점이 되어야 한다는 신념이다.
오지여행이 남긴 통찰, 그리고 손주와의 약속
공직에서 물러난 뒤 오래 품어온 꿈은 ‘오지여행’이다. 재직 시절에도 히말라야(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 트레킹을 다녀올 만큼 여행에 진심이었던 그는, 퇴직 후 “못 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가본 사람은 없다”는 말처럼 두 번째 히말라야 여행(안나푸르나)을 시작으로 오랫동안 꿈꿔온 여정을 이어가고 있다.
차마고도와 실크로드, 코카서스 3국, 중앙아시아, 인도 라다크 등 세계의 오지를 누볐다. 방문 국가는 45개국. 올봄에는 파키스탄 카라코람 하이웨이와 또 다른 중앙아시아 여정을 계획하고 있다.
길 위에서 마주치는 역사와 사람을 대하는 그의 자세는 “따뜻함과 진지함”이다. 그리고 여행의 끝에서 그가 얻는 삶의 확신은 “공동체는 결국 존중과 이해로 유지된다”는 문장으로 요약된다.
이 세계관은 가족에게로도 이어진다. 그는 매년 한 차례 손자·손녀와 함께 해외여행을 떠난다. 세대가 함께 걷는 여정은 단순한 휴식과 오락이 아니라 삶을 공유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또 하나의 교육이자 화합의 시간이기 때문이다.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 ‘매사에 진지한 태도’—그의 여행은 결국 공직에서 지켜온 원칙과 맞닿아 있다.
배움을 멈추지 않는 사람
“인생은 높이 오르거나 멀리 가는 게임이 아닙니다. 지금에 최선을 다하고, 지금 행복해야 합니다.”
“가객 김민기의 ‘봉우리’ 가사를 조용히 음미해 보세요.”
2018년 놀뫼신문 인터뷰에서 전한 이 말에, 그는 한 문장을 덧붙인다.
“그리고 끊임없이 고민하고 공부하세요.”
말은 실천으로 이어진다. 그는 2024년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문화교양학과에 편입해 학업을 이어왔고, 올 2월 졸업을 앞두고 있다. 이어 도시콘텐츠·관광학과로의 재편입도 준비 중이다. 배움을 멈추지 않는 태도—그것이 장동순 회장이 말하는 ‘진지한 삶’의 또 다른 이름이다.
사람과 사람을 잇는 마음. 그 마음이 이제 계룡에서 평화와 통일의 길을 잇는 힘으로 작동하고 있다.
전영주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