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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기부 릴레이] 공유로 진가 발하는 문학·문화 아이콘
김홍신문학관의 모루, 풀무, 부싯돌, 오죽 이야기
기사입력  2026/01/27 [07:47]   놀뫼신문

 

최근 한국유교문화진흥원 건립공헌기념비가 세워졌다. 2022년에 개관한 한유진 건물은, 파평윤씨 노성대종중에서 기부한 땅 2만 평 위에 건립된 금자탑이다. 『제2회 한국유교문화진흥원 기증·기탁 유물 특별전』주제는 <유봉, 명재의 서재>이었다. 파평윤씨는 땅뿐 아니라 초상화, 족보, 종가음식 및 생활사에 이르기까지 각종 고문헌 유물 들을 기증기탁해왔다. 

  

▲ 아래는 작은 모루     ©

  

▲ 눈도 떠받치는 모루 설경     ©

  

[모루] 세상을 떠받치는 버팀목

 

노성윤씨의 기증처는 한유진에 국한되지 않는다. 소규모이기는 하지만 문학관에도 기증을 지속해왔다. 그 중 하나가 김홍신문학관의 상징인 모루다. 

 

문학관은 모루 전시장 같다. 문학관에 들어서자 한복판에 보이는 모루는 강화도 대장간에서 왔다. 권갑성 우일조경 대표가 기증한 이 모루는 중앙통에 자리잡았고 그 주변에 작은 쇠모루도 함께 있다. 최근에는 초미니 모루도 문학관에 들어왔다. 작은 모루들은 명재고택의 윤완식 한옥체험업협회장이 기증한 것들이다. 그간 윤회장은 전국 고택협회 회원들에게 “대장간에서 쓰는 모루나 풀무가 있으면 연락해 달라”고 공지를 하였다. 그 결과 2025년 나주 박승희 선생의  '남파(南坡)고택'에서 모루를 하나 구해놨다는 연락이 왔다. 작은 쇠모루다. 

 

 광산김씨 집성촌인 안동 와룡면 군자마을에서도 연락이 왔다. 거기서 구해준 것은 초미니모루와 풀무다. 대장간에서 불 피울 때 쓰는 풀무와 귀금속 두드릴 때 쓰는 모루다. 요즘 큰 모루도 그렇지만 미니 모루는 더 희귀하다. 우리 인체에서 가장 작은 뼈는 중이 이소골의 망치뼈, 모루뼈, 등자뼈이다.  ‘모루’와 비슷하다고 하여 붙여진 모루뼈는 소리에너지를 증폭시키는 지렛대 역할을 수행한다. ‘모루’는 김홍신 작가의 호인데, 홍문택 신부가 “김홍신은 세상을 떠받치는 버팀목 같은 사람”이라는 의미에서 지어주었다고 한다. 집필관에 있는 김홍신 작가의 집필실 이름도 모루정인데, 그 앞의 모루는 김형도 목공예가의 나무조각품이다. 

  

▲ 전통상자풀무     ©

  

[풀무] 산소와 바람의 진원지 

 

모루와 이웃사촌인 풀무는 나무상자다. T자 모양의 손잡이를 고무레질하듯 밀고 당기며 바람을 일으키는 전통방식이다. 전통 상자 풀무(풍상)의 핵심 역할은 산소 공급인데, ‘바람으로 지은 집, 바람으로 쓴 책’을 표방하는 문학관에 걸맞는 상징물이다. 

 

▲ 문학관 집필관에 있는 “산소같은 여자” 서혜정 낭독연구소     ©

  

문학관 집필관에는 서혜정낭독연구소가 있다. “산소 같은 여자” 하면 이영애지만, 실제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서혜정 성우인데, 문학관에서 지역사회에 산소를 공급한다는 점에서 풀무의 의미가 더 살아날 성싶다.  

 

▲ 문학관 뒤꼍의 오죽     ©

 

▲ 유봉영당 뒷산에서 이사온 차돌바위 경관석     ©

  

[차돌 & 오죽] 윤선도의 오우 중 두 친구

 

김홍신문학관에서 산 바로 밑에 위치한 집필관은 윤선도의 오우가를 구현하고자 했다. 다섯 친구(五友)는 물·돌(石)·소나무·대나무(竹)·달이다. 이 중에서 물과 대나무 일부도 파평윤씨 노성대종중에서 기증하였다. 한국유교문화진흥원 초입에는 유봉영당이 있다. 여기 뒤란에는 오죽 대밭이 있고 뒷산에는 차돌(부싯돌)도 있다. 거기에 있는 오죽과 차돌이 집필관으로 이사와 오죽은 울타리 일부를, 차돌은 반야산 등반로 초입의 경관석으로 우뚝 서 있다. 

 

규암, 석영으로도 불리는 차돌은 단단한 부싯돌의 대표돌이다. 차돌과 부시(쇠)를 탁탁 부딪치면 불꽃이 잘 튀기 때문에 주력 부싯돌로 쓰였다. 차돌모랭이는 노성산성 아래쪽에 있는 자연마을인데 현재는 23번 국도가 관통해서 분리돼 있다(모랭이는 모퉁이의 사투리). 

 

산아래 자리잡은 문학관을 둘러싼 것은 대나무 담이다. 대나무 사이에는 오죽들이 오붓하게 숨어 있다. 차돌 조경석의 안내문은 “贈 유봉영당”으로 시작한다. “노성 명재 윤증 선생의 영정이 모셔져 있는 유봉영당. 윤증 선생은 호를 명재 또는 유봉이라 불렀다. 유봉산의 산맥이 차돌바위로 형성되어 있고, 영당 뒤편에는 오죽(烏竹 검은대나무)이 자라고 있다.”

  

▲ 박영희 교수와 10대 가수출신 선우혜경(옛시인의 노래)     ©

 

문학관 대나무 행렬이 끝나는 길가에는 두 그루 솔이 오가는 이들을 반긴다. 둘 다 반송(盤松)인데, 반송은 줄기가 갈라져 부채 모양으로 자라는 소나무다. “제 키높이에 맞춘 겁니다.” 작은 거인 김홍신 작가의 유머가 터지는 좌측 소나무는, 남상원 회장이 반년에 걸쳐 수소문하여 찾아낸 명품 찌들목이다. 찌들목은 금수저 환경에서 자란 미인송에 비할 때 찌들듯 고생하며 자라서 붙여진 이름이다. 키가 크지 못한 대신 껍질이 두껍고 줄기가 굵어지느데, 그 덕분에 예술적 가치가 높다. 우측 소나무는 2023년 박영희 동국대 교수와 정기태 조경건설 대표가 문학관에 기증한 반송이다. 그 밑에는 편하게 걸터 앉을 수 있는 바위포토존이다. 

 

 

- 이진영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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