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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초대석] 리벤하임공부방 김민정 원장 “사람이 온다는 것은, 그 아이의 삶 전체를 만나는 일입니다”
기사입력  2026/01/21 [10:03]   놀뫼신문

 

김민정 원장은 아이들을 가르친 지 어느덧 18년이란 세월이 쌓였다. 이걸 교육이라는 한 단어로 설명하기에는 매우 미흡하다. 단순한 시간의 흐름만이 아니라, 아이들의 성적에서부터 습관과 태도, 마음의 결을 함께 살피는 일까지가 그녀의 '수업'이기 때문이다.

이번 호 [표지초대석]에서는 리벤하임공부방의 김민정 원장을 만나 곁곁이 쌓인 지난 궤적을 따라가 본다

  

▲ 김민정 리벤하임 공부방 원장     ©

 

 

경단녀에서 경력 교사로

 

김민정 원장은 2010, 논산으로 직장을 옮긴 남편을 따라 이곳에 정착했다. 대학에서는 산업디자인을 전공하고 영어를 부전공했다. 졸업 후에는 중견기업인 대륭정밀에서 디자인연구원으로 근무하며 중동과 미국 등 해외 바이어를 상대했다. 디자인과 영어를 함께 활용해야 하는 환경이었고, 글로벌 현장을 오가며 실무 경험을 쌓았다.

결혼과 함께 육아가 시작되면서 회사를 그만두었고, 흔히 말하는 경단녀의 시간이 찾아왔다. 하지만 아이를 키우는 과정은 그를 멈춰 세우기보다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었다. 자연스럽게 교육에 관심이 생겼고, 특히 영어교육에 눈을 뜨게 됐다. 아이들이 유치원에 다닐 무렵, “나도 아이들을 가르쳐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어학원에서 경력 교사를 모집한다는 공고가 났고, 그 지원이 김민정 원장의 사교육 첫출발이 됐다. 학원 강사로 일하며 그녀는 작지만 나만의 교육 방식을 꿈꾸기 시작했다. 대규모 수업보다 소그룹, 소수정예로 아이 한 명 한 명을 깊이 살피는 공간이 더 잘 맞겠다고 판단했다. 그렇게 아파트 단지 안에 공부방을 열었다.

 

'사랑의 집' 공부방 탄생

 

리벤하임공부방에서는 초·중등 학생을 대상으로 영어와 수학을 중심으로 수업한다. 학부모 요청이 있으면 국어, 사회, 과학까지 지도한다. 김 원장은 초등 시기를 습관이 형성되는 가장 중요한 때라고 강조한다. 공부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학습 태도가 먼저라는 것이다.

요즘 아이들은 산만하다는 말을 많이 듣죠. 집에서 어머님이 직접 가르치다 보면 아이와 관계만 나빠지고, 결국 공부방으로 오게 되는 경우도 많아요.”

한두 달이 지나 아이가 차분해지고 공부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면, 학부모들은 진작 보낼 걸 그랬다고 말한다.

중학생 시기는 또 다른 도전이다. 공부뿐 아니라 친구, 아이돌 등 관심사가 급격히 넓어지고, 부모와의 갈등, 또래 관계의 갈등으로 학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럴 때 김 원장은 교사이자 상담가가 된다.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마음을 정리할 수 있도록 곁을 지킨다.

소그룹 수업의 장점은 관계의 시간이다. 초등학교 입학부터 중학교 졸업까지, 9년을 함께한 학생들도 여럿이다. 김 원장은 그만큼 부모님들이 믿고 맡겨주시는 것이라며 그래서 더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한다.

겨울방학에는 독서논술 특강을 연다. 김 원장은 요즘 아이들의 학습 문제를 문해력에서 찾는다. 수학, 과학, 사회 문제조차 글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해 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다독도 좋지만 정독이 더 중요해요. 이해 없이 많이 읽으면 정보 소비에 그치지만, 적게 읽어도 제대로 이해하면 사고가 바뀝니다.”

 

사람이 온다는 것은 어마어마한 일

 

1973년생, 소띠인 김민정 원장은 어릴 적부터 그리기와 만들기를 좋아했다. 막연한 꿈은 미술교사였다. 비록 전공한 디자인 일을 계속하고 있지는 않지만, “선생님으로 살고 있으니 꿈의 반은 이룬 셈이라고 웃는다. 아이들과 울고 웃으며 15년 넘게 교육 현장을 떠나지 않은 이유도, 이 일이 자신과 잘 맞는다는 확신 때문이다.

그가 특히 좋아하는 시는 정현종 시인의 사람이 온다는 것은이다.

 

사람이 온다는 것은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이 구절이 교육의 본질을 말해준다고 믿는다. "한 아이를 만난다는 것은 성적만이 아니라, 그 아이의 삶 전체를 마주하는 일"이라는 뜻이다.

최근 그는 심리치료와 미술치료에도 관심을 넓히고 있다. 현재 건양대학교에서 관련 교육과정을 이수 중이며, 장차 사회적 소외계층을 위한 심리 상담과 치료에도 참여하고 싶다는 바람을 품고 있다.

시대에 대한 고민도 깊다. 202412월 비상계엄 사태 이후 대한민국이 급류를 타고 있는 현실 속에서, 그는 시민의 역할을 강조한다. “다행히 민주시민들의 힘으로 큰 혼란은 피했지만, 앞으로도 더 깊은 관심과 때론 질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민주평화통일자문위원'으로 위촉된 것도 그런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다. 한반도의 평화에 대해 고민하는, 뜻깊은 한 해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가 살고 있는 아파트 이름은 리벤하임(Lieben Heim)’. 독일어로 사랑의 집이라는 뜻이다. 이 이름이 마음에 들어 공부방 이름도 그대로 리벤하임공부방으로 지었다.

마지막으로, 김민정 원장이 요즘 중·고등학생들에게, 그리고 자신의 두 딸에게 늘 해주는 말이 있다.

착한 사람이 되어라.”

내가 먼저 선함을 갖추지 못하면, 그런 사람을 곁에 둘 수도 없어요. 선한 영향력을 주고받으며 살아갈 수 있다면, 그것만큼 값진 공부는 없다고 생각해요.”

아이의 성적 너머를 바라보는 교육. 리벤하임공부방 김민정 원장의 교실에는 오늘도 사람이 오는어마어마한 일이 조용히 이어지고 있다.

 

 

- 전영주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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