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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20주년 기획 특집] <오페라마 : 인생사용 설명서>
기사입력  2026/01/21 [11:26]   놀뫼신문

[창간 20주년 기획 특집<오페라마 : 인생사용 설명서>

 

김홍신 작가의 문학, 한 인간의 인생과

시대에 전하는 철학 그리고 고향 논산을 무대에 올리다

 

 

놀뫼신문이 창간 20주년을 맞아 지역 문화사에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운다. 오는 620(), 건양대학교 콘서트홀에서 선보일 <오페라마 : 인생사용 설명서>는 문학·음악·연극·무용이 결합된 복합 장르 공연으로, 한 작가의 작품 세계를 넘어 인간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근원적 질문을 관객 앞에 펼쳐 보이는 무대다.

이번 공연은 단순한 기념행사가 아니다. 

 

한 지역신문이 20년 동안 축적해 온 문제의식과 문화적 상상력이 집약된 결과물이자, 지역에서 출발한 문학과 예술이 어떻게 보편적 성찰로 확장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시도다. 

 

놀뫼신문은 지난 20125, 예술의 불모지로 불리던 논산에서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를 초청해 같은 무대에 올리며 지역 문화의 가능성을 증명한 바 있다. 그 도전은 14년의 시간을 건너, 더 깊고 더 질문적인 무대로 이어진다.

 

 

 

■ 등단 50주년·탄생 80주년, 김홍신을 다시 읽다

 

이번 공연의 주인공은 한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김홍신이다. 그는 올해로 등단 50주년, 그리고 탄생 80주년을 맞는다. 충남 공주에서 태어나 논산에서 성장한 김홍신은 지역의 토양과 시대의 격랑을 동시에 품고 성장한 작가다. 건국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명예정치학박사 학위를 받으며 학문과 현실을 넘나드는 이력을 쌓았다.

 

1976현대문학으로 등단한 이후 발표한 인간시장은 우리 사회의 욕망과 권력, 인간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대한민국 최초의 밀리언셀러 소설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칼날 위의 전쟁, 바람 바람 바람, 내륙풍, 난장판, 풍객, 대곡등은 산업화와 개발의 그늘, 인간 내면의 균열을 정면으로 응시한 작품들이다.

 

특히 대하역사소설 김홍신의 대발해(10)는 민족사의 공백으로 남아 있던 발해를 문학적 상상력으로 복원하며, 개인의 서사를 민족과 국가의 자존으로 확장시킨 대표작으로 평가받는다. 이 작품으로 그는 통일문화대상과 현대불교문학상을 수상했다.

 

이후 단 한 번의 사랑, 바람으로 그린 그림, 죽어나간 시간을 위한 애도에 이르기까지, 그의 문학은 분노와 투쟁에서 상처와 화해, 그리고 사랑으로 그 결을 깊게 다듬어 왔다.

 

소설뿐만 아니다. 인생사용설명서, 인생견문록, 하루사용설명서등 에세이와 삼국지, 수호지평역서에 이르기까지, 그가 세상에 내놓은 책은 130여 권. 김홍신은 문학을 통해 세상을 고발해 왔고, 동시에 삶을 살아가는 기술을 독자들과 나누어 왔다.

 

당신은 누구십니까?”라는 질문의 무게

 

<오페라마 : 인생사용 설명서>의 핵심 화두는 인간으로 당신은 누구십니까는 김홍신 작가의 대표적 인생서 인생사용설명서의 첫 장에서 인용된 문장이다. 이 질문은 단순한 수사가 아니다. 성공과 비교, 속도와 경쟁에 내몰린 현대인에게 던지는 가장 본질적인 물음이다.

 

김홍신은 이 책에서 타인과의 비교에 몰두하다 정작 자신의 삶을 소진해 가는 이들에게 단 한 번뿐인 인생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를 묻는다.

 

김수환 추기경,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과 같은 인물들의 삶을 통해 과욕과 허세를 내려놓은 인간의 품격을 제시하며, ‘더 많이 가지는 삶이 아니라 제대로 사는 삶의 방향을 제안한다. 노력 없이 결과만을 탐하다 좌절에 빠진 이들에게, 그는 오늘 이 순간이야말로 행복을 발견해야 할 시간임을 강조한다.

 

■ 다섯 개의 장으로 풀어내는 삶의 서사

 

<오페라마 : 인생사용 설명서>는 이러한 질문을 중심으로 총 5장의 서사로 구성된다. 무대는 김홍신의 삶과 작품을 따라가되, 연대기적 나열이 아닌 인생의 핵심 질문에 따라 전개된다.

 

인간시장으로 정점의 명성을 얻은 이후,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아버지를 잃었을 때의 장면은 공연의 중요한 전환점이다. 김홍신은 그 비극 앞에서 분노와 원망 대신 한 걸음 물러서는 선택, 용서로 자신을 다독인다. 이 장면은 성공과 상실, 인간의 존엄이 어떻게 맞물리는지를 보여주며, 그의 문학이 왜 단순한 사회고발을 넘어 인간 성찰로 나아갔는지를 설명한다.

 

이어 김홍신의 대발해8년에 걸쳐 구상하고 집필한 이유가 무대 위에서 펼쳐진다. 민족과 국가의 자존심이 바로 설 때 개인 역시 열등감에서 벗어나 온전한 자존을 회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는, 오늘의 한국 사회에도 유효한 질문으로 다가온다.

 

또한 100여 회에 달하는 대중 강연을 통해 삶의 방향을 잃은 이들에게 인생의 소중함을 설파해 온 그의 강의 기록을 바탕으로, 인생사용 설명서의 주요 대목들이 음악과 무용, 드라마로 재해석된다. 책 속 문장은 노래가 되고, 사유는 몸짓이 되어 관객과 만난다.

 

■ 문학을 넘어, 관객에게 던지는 질문

 

이번 공연의 마지막 장면은 김홍신 작가가 고향 논산을 바라보며 직접 작사한 <논산아리랑>이다. 문학으로 출발해 인생을 관통한 여정은 다시 고향으로 되돌아온다.

 

논산이라는 공간은 김홍신 개인의 기억이자, 이번 공연이 서 있는 출발점이다. <논산아리랑>은 단순한 엔딩곡이 아니라, 문학과 삶, 그리고 지역이 하나로 수렴되는 상징적 장면이 될 예정이다.

 

<오페라마 : 인생사용 설명서> 공연은 한 작가의 업적을 기리는 헌정 무대가 아니다. 이 공연은 관객 각자에게 질문을 건넨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떻게 살아왔고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

 

창간 20주년을 맞은 놀뫼신문은 이 무대를 통해 다시 한번 지역 언론의 역할을 묻는다. 기록을 넘어 질문하고, 보도를 넘어 성찰을 제안하는 것. 그 물음이 문학과 음악, 무대 위에서 살아 숨 쉬는 순간, 관객의 인생 역시 잠시 멈춰 서서 자신에게 묻게 될 것이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여정이, 620일 건양대학교 콘서트홀에서 시작된다.

 

 

전영주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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