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시의회는 8월 22일(금)부터 9월 3일(수)까지 열리는 13일간의 임시회에서 2025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을 심의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9억4천만 원의 애국가정원 사업과 '시민 건강 증진'과 '생활체육 활성화'라는 명분 아래 추진되고 있는 제2의 파크골프장 조성 사업(14억 원)을 둘러싼 논란이 지역사회 안팎에서 거세지고 있다.
시민들 역시 “이용객이 포화 상태에 이른 기존 파크골프장만으로는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는 점에는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신규 파크골프장의 입지 선정과 그 이면에 제기된 정치적 이해관계가 문제의 핵심으로 떠오르며, 사업 자체의 정당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 공익보다는 사익, 정책보다는 정치
지난 8월 22일부터 9월 3일까지 열리는 계룡시의회 임시회에서는 총 13일간 2025년도 제2회 추경 예산안을 둘러싸고 치열한 심의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애국가정원 조성(9억4천만 원)’과 ‘제2의 파크골프장 조성(14억 원)’이 대표적 갈등 사안이다.
이 과정에서 일부 시의원들이 내년 지방선거 공천은 염두에 둔 반면, 시민의 대표로서의 본분을 무시한 채 찬반 입장을 정하는 듯한 모습이 포착되어 시민들의 따가운 눈총을 사고있다.
한 시의원은 익명을 전제로 "이응우 시장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계룡시장 후보로 결정될 경우, 시의원 공천에도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고 전했다. 이에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들은 시장과의 갈등을 피하려는 모습을 보이며 거수기로 전락하고 말았다는 주장이 지배적이다.
본인의 정치적 입장만을 우선시하는 시의원들의 행보는 “진정 시민의 대표가 맞느냐”는 날 선 비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공익보다는 사익', '정책보다는 정치'가 앞서는 행태가 지역정치의 불신을 키우며 계룡시의 앞날이 암울해 지고 있는 것이다.
■ 유동리 465번지, 무리한 개발인가 명분 있는 조성인가
계룡시가 제안한 파크골프장 조성 후보지인 유동리 465번지 일원은 개발이 가능한 적지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대상지 대부분이 임상도 5영급, 보전적성등급 A등급에 해당되어 개발 행위가 제한적이다. 따라서 부득이하게 개발할 경우에는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임상도 (영급)판정을 완화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또한, 생태자연도 1등급이 일부 포함된 2등급으로 보존 및 개발 이용에 훼손 최소화가 고려되어야 하는 보호가치가 높은 지역이다. 그러나 파크골프장 조성을 위해서는 대규모 벌목, 암반 깨기, 절토와 성토 등 중장비 기반의 대규모 토목공사가 불가피해 개발 추진이 매우 불리한 여건이다. 여기에 신규 645도로와 인접하고 있어 별도의 보완 공사도 요구된다.
이 두 가지 사안만 보더라도 토지적성평가 등의 '상당한 행정절차 이행 기간' 및 '부가적인 막대한 사업비 투입'이 불가피하다.
또한, 기존 파크골프장과의 거리 이격으로 인해 두 시설 간의 운영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 접근성 역시 떨어져, 고령의 이용자가 많은 파크골프 수요자층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계룡시 파크골프협회 관계자는 "그 지역은 접근성과 활용성 측면에서 결코 최선의 선택이 아니다"며 신중론을 강조했다.
■ 신도안면 국방부 유휴지, 왜 외면하는가?
이에 반해 많은 시민들과 파크골프 동호인들이 선호하는 지역은 기존 신도안면 파크골프장 인근의 국방부 유휴지다.
해당 부지는 현재 쓰이지 않고 방치된 상태로, 이미 기반시설이 어느 정도 마련되어 있으며, 기존 파크골프장과의 연결성과 운영의 효율성에서도 장점을 가진다. 특히 교통 접근성이 뛰어나, 고령자 이용자층의 안전성과 편의성까지 고려된 현실적인 대안으로 평가받는다.
지난 8월 21일, 계룡시의회 김범규 의장과 이청환 시의원이 황명선 국회의원과 면담을 갖고, 국방부 국유지 무상 사용을 통한 조성 방안을 논의했으며, 국방부도 긍정적인 검토에 들어간 상태다.
계룡시가 굳이 보전지역을 훼손하면서까지 파크골프장을 조성하려는 배경에 대해, 일부 시민들은 “정치적 목적이 숨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 시민의 목소리는 어디에?
시민단체 관계자는 "시민들이 요구한 건 '수요에 맞는 새로운 파크골프장'이지 '무리한 자연 훼손'은 아니다"라고 일갈한다. 시민이 요구하는 체육시설 확대 자체는 환영받을 일이나, 그것이 환경 파괴와 행정 낭비를 동반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현재 상황은 단순히 체육시설 설치 논쟁을 넘어, 환경 보전, 행정의 투명성, 지역정치의 책임성 등 다양한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시민의 이름으로 추진되는 사업이라면, 그 출발점 역시 시민의 의견과 삶의 질 개선에 초점이 맞춰져야 할 것이다.
이번 제2의 파크골프장 논란은 시민 편의를 명분으로 추진되는 개발 사업이 오히려 시민들의 반감을 사고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정치적 셈법이 아닌, 시민의 복지와 도시의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 진정성 있는 행정과 의정활동이 무엇인지, 계룡시와 시의회는 이번 기회를 통해 다시 한번 되짚어야 할 것이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도시, 시민이 주인이 되는 계룡시. 그것이 우리가 지향해야 할 길이다.
전영주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