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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뫼 어린이 동화마을] 정재근 원장의 『풍덩말에서 온 작은 영웅, 을문이』 1

놀뫼신문 | 기사입력 2026/03/11 [17:22]

[놀뫼 어린이 동화마을] 정재근 원장의 『풍덩말에서 온 작은 영웅, 을문이』 1

놀뫼신문 | 입력 : 2026/03/11 [17:22]
 
동화 연재를 시작하며
 
옛이야기 속에는 세대를 넘어 전해지는 마음이 있다.
그 마음은 때로는 부모를 향한 효심이 되고, 때로는 어려움을 이겨내는 용기가 되며, 또 때로는 서로를 아끼고 돕는 따뜻한 사랑이 된다.
놀뫼신문은 한국유교문화진흥원 정재근 원장이 집필한 동화 『풍덩말에서 온 작은 영웅, 을문이』를 오늘부터 연재한다. 이 작품은 단순한 상상의 이야기가 아니라, 500년 전 효자 강응정 선생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감동적인 동화다. 오랜 세월 동안 사람들의 기억 속에 전해져 내려온 효와 사랑의 이야기가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는 동화로 다시 태어났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에게는 상상력과 희망을, 어른들에게는 잊고 있던 삶의 가치를 다시 떠올리게 해 줄 이야기다. 
 

 

 
#1 방학엔 풍덩말이 최고야!
 
“할머니~ 저 왔어요!”
“오냐~ 우리 강아지, 어서 오너라.”
대전에 사는 범이는 여름방학 때면 항상 논산 풍덩말에 있는 할머니 댁에 갑니다. 풍덩말은 이름처럼 신나는 마을입니다. 아이들이 논산천에 뛰어들며 “풍~덩!” 소리칠 때마다 물방울이 반짝 튀어 올라 무지개가 됩니다.
마을 앞엔 논산천을 막아 생긴 탑정호라는 아주 커다란 저수지가 있고, 저 멀리 대둔산이 듬직하게 마을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탑정호 물로 논산 들판에 농사를 짓고, 연꽃이 피어나는 여름을 맞이합니다.

 

 

마을 한가운데엔 수백 년 된 둥구나무가 있습니다. 할아버지가 두 팔을 활짝 벌리고 서 있는 듯한 그 나무는 속이 텅 비어있어 아이들은 비밀기지 삼아 드나들며 놉니다. 어른들은 저녁이면 모깃불을 놓아 연기가 자욱한 나무 밑 평상에 앉아 수박을 쪼개며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웁니다.
범이는 마을에 오면 항상 신이 납니다.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풀냄새, 물소리, 매미 소리, 참새의 지저귐까지…. 범이에겐 이 모든 것이 여름방학 최고의 선물입니다.
“범이야! 왔어?”
초등학교 3학년 동갑내기 친구 민수가 반갑게 달려왔습니다. 민수는 마을에서 뭐든지 제일 잘하는 친구입니다. 잠자리를 잡을 땐, 슬금슬금 다가가서 한 번에 ‘얍!’ 하면서 꼬리를 잡아버립니다. 매미를 잡을 땐 나무 위로 조심조심 올라가 손으로 살포시 덮습니다.
“민수야, 너 무슨 비법 있어?”
범이가 물으면 민수는 늘 씩 웃으며 말합니다.
“비법은 바로… 조용히 살금살금 움직이는 거지!”
민수는 심지어 잠자리채도 직접 만듭니다. 굵은 철사를 둥글게 말고 거미줄을 배드민턴채처럼 칭칭 엮어 긴 장대에 연결하면 멋진 잠자리채가 됩니다.
“이게 진짜 잘 붙어. 거미줄은 끈적하니까 잠자리가 도망 못 가!”
그뿐만 아니라 민수는 물수제비도 잘 뜹니다. 물가에서 몸을 낮추고 납작한 돌을 휙 던지면 ‘툭 투둑 툭’ 소리 내며 다섯 번, 여섯 번이나 튀깁니다. 범이는 민수가 너무 멋져서 눈이 반짝반짝 빛납니다.
“와… 민수야, 넌 어쩜 못 하는 게 없어!”
“히히, 너도 곧 잘하게 될 거야. 같이 하자!”
민수는 이처럼 자연 속에서 뛰어노는 데 천재지만, 범이가 가져오는 책도 정말 좋아합니다.
“근데 있잖아, 나 이번에 대전 집에서 책도 몇 권 챙겨왔어. 동화책이랑… 이거 봐, <소년중앙>과 <새소년>도 가져왔지롱!”
“우와~! 또 가져왔어? 지난번에 읽은 책도 진짜 재밌었는데!”
민수는 요즘 연재 중인 만화 <우주소년 아톰>에 푹 빠져 있습니다.
“민수야, 이번 호엔 아톰이 불꽃 추진기를 달고 날아올라 악당들을 쳐부쉈어.”
“진짜? 와~! 근데 범이야, 너는 <도깨비감투> 만화를 좋아하지? 나중에 밤에 같이 읽자!”
둘은 평상에 나란히 앉아 책장을 넘기며 깔깔 웃기도 하고, “우리도 로봇 만들자!”라고 말하며 종이에 로봇 그림도 그리고 나뭇가지로 무언가를 만들어 보기도 했습니다. 범이와 민수는 참 다른 듯하면서도 잘 맞는 친구입니다. 서로 좋아하는 걸 나누며 두 친구는 여름 내내 떨어질 줄 모릅니다.
 

 

#2 논산천의 이상한 물고기
 
다음 날 아침, 해가 중천에 떴을 무렵. 범이는 할머니네 부엌 기둥에 걸려있는 소쿠리와 주전자를 들고 둥구나무 앞에서 민수를 기다렸습니다. 논산천에서 물고기를 잡으며 놀기로 민수와 약속했기 때문입니다.
“민수야, 그게 뭐야?”
민수의 손에는 평소와 달리 소쿠리 대신 그물망이 달린 대나무가 들려 있었습니다.
“아~ 이거? 이건 족대라고 해. 어른들이 물고기를 잡을 때 쓰는 거야. 어제 아빠한테 빌렸지~롱. 진짜 큰 것도 잡을 수 있을걸?”
범이는 벌써 주전자 속에서 헤엄치는 멋진 물고기들을 생각하며 즐거웠습니다. 논산천 상류의 시원한 물살이 발을 간지럽혔습니다. 돌 밑엔 벌써 두 친구에게 놀란 물고기들의 그림자가 아른거렸습니다.
“범이야, 이 돌 밑에 뭔가 숨어 있는 거 같아. 내가 들 테니까 너는 족대를 이렇게 펴고 있어!”
민수가 허리를 숙이며 돌을 번쩍 들어 올렸습니다. 그 순간, 반짝! 물결을 따라 몇 마리의 피라미가 튀어 올랐습니다.
“왔어! 왔다고~!”
범이는 얼른 족대를 들어 올렸습니다.
“잡았다!! 와, 피라미가 두 마리나 들어왔어!”
“이야~ 역시 범이! 실력이 늘었는걸?”
둘은 그렇게 신이 나서 냇물을 따라 올라가며 고기잡이를 계속했습니다. 피라미는 물론, 모래무지, 동자개가 범이의 주전자 속에서 헤엄치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범이의 소쿠리에 그동안 보지 못한 작은 물고기 하나가 꼬물거리며 나타났습니다.  (다음 이야기를 기대하세요!)
 

   고담 정재근

  • 현)한국유교문화진흥원장
  • 전)행정안전부차관, 충청남도 기획조정실장
  • ideatnak100@gmail.com
  • 유튜브 “정재근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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