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 날, 청년들이 직접 기획한 축제
지난 9월 20일 토요일, 논산의 내동 먹자골목과 건양대학교 대학로 일원이 하루 종일 축제의 열기로 가득했다. 논산시와 청년네트워크가 주관한 ‘2025 청청페스티벌 in 건리단길’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번 행사는 청년의 날을 맞아 논산 청년들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프로그램을 기획하며, 운영까지 주도한 논산 최초의 거리문화 축제라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축제의 슬로건은 “청춘을 틀다, 거리를 채우다.” 말 그대로 청춘의 에너지가 논산의 거리를 가득 채운 하루였다.
축제가 시작되자 건리단길은 차량 대신 사람들로 북적였다. 행사장 일대는 차 없는 거리로 운영돼 시민들이 자유롭게 걸으며 구경하고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곳곳에는 청년 창업자들이 운영하는 체험·홍보 부스와 플리마켓이 마련됐다. 수공예품부터 먹거리까지 다채로운 물품이 판매됐으며, 청년 셀러들의 열정적인 설명에 발걸음을 멈추는 시민들이 이어졌다.
특히, 타로와 심리상담 부스는 MZ세대 관람객들 사이에서 줄이 길게 늘어서며 ‘핫플’로 떠올랐다.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한 ‘펫&패밀리존’도 마련돼 아이들과 반려견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이 큰 호응을 얻었다. 한 시민은 “아이와 강아지 모두 즐길 거리가 있어 정말 좋았다”며 “도심 속에서 이런 축제가 자주 열리면 좋겠다”고 말했다.
‘건리단길’, 논산의 새로운 브랜드 가능성
낮에는 가족과 청년이 함께 어울린 열린 공간이었다면, 저녁은 열정의 무대가 펼쳐졌다.
청년들의 끼와 재능을 뽐낸 대학로 가요제를 시작으로, 흥겨운 리듬을 더한 DJ 페스타가 이어졌다. 분위기가 고조된 무대에는 가수 럼블피쉬, 지조, 길구봉구가 차례로 등장해 현장을 뜨겁게 달궜다.
무대 앞은 젊은 세대뿐 아니라 다양한 연령층의 시민들로 가득 찼다. 관객들은 휴대폰 플래시를 흔들며 노래를 따라 부르고, 가족 단위 관람객도 아이와 함께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모습이 연출됐다. 내동 먹자골목이 하루 동안 대형 공연장으로 변신한 순간이었다.
이번 축제는 단순히 즐기고 소비하는 자리가 아니라, 논산 청년들이 지역 고유의 거리 브랜드를 만들고자 한 도전이었다. ‘건리단길’이라는 이름은 청년들이 직접 거리명 공모전을 통해 선정한 것이다.
서울의 경리단길, 을지로처럼 지역 문화와 개성이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라는 바람이 담겨 있다. 이번 축제를 계기로 ‘건리단길’이 단순한 골목이 아니라 논산의 새로운 문화 상징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청년의 도전이 지역의 활력으로
행사를 준비한 논산시청년네트워크는 이번 축제를 “청년이 주체가 되는 문화 실험”이라 표현했다. 김예진 청년네트워크 부위원장은 “청년들이 지역을 바꾸는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며 “앞으로도 논산의 거리를 청년 문화로 채워가고 싶다”고 말했다.
강원혁 청년네트워크 위원장 역시 “이번 청청페스티벌은 청년이 기획하고 참여해 논산의 미래를 함께 그리는 상징적인 행사였다”며, “논산의 청년들이 도전하고 협력할 때 지역사회가 더욱 활력 있게 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축제 당일 방문객은 1만여 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덕분에 내동 먹자골목 상가와 주변 상권은 활기를 띠었고, 지역 경제에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된 것으로 평가된다.
한 상인은 “평소 주말보다 훨씬 많은 손님이 찾아왔다”며 “청년들이 이렇게 축제를 만들어주니 골목이 살아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논산시청소년청년재단 임승택 대표이사는 “청년 주도의 이번 축제가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청년문화와 지역경제 활성화의 기반이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논산의 첫 청년 거리문화 축제, ‘2025 청청페스티벌 in 건리단길’은 “청춘을 틀다, 거리를 채우다”라는 슬로건 그대로, 논산의 거리를 청춘의 열정으로 가득 채운 하루였다.
청년이 주체가 된 이번 도전은 단순한 축제가 아니라, 도시재생과 청년문화의 결합이라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 앞으로 이 축제가 논산의 대표적 청년문화 행사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지역사회와 시민들의 기대가 모이고 있다.
- 이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