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6월 추천 가볼 만한 곳의 테마는 ‘산성 여행’이다. 산성의 돌 하나는 병사의 갑옷과 같아서 목숨을 구할 방패이다. 가파른 산에 거대한 돌을 쌓는 행위는 호국의 염원 없이 불가능하다. 6월에는 호국의 염원이 서려 있는 아름다운 풍경 속으로 떠나보자. 선조들의 숭고한 숨결과 역사적 가치를 되새기며 보람찬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산성 여행지를 5곳을 소개한다.
하늘과 산과 숲 사이로 난 요새
「광주 남한산성」
▲ 남한산성 행궁의 전각 풍경_박상준 촬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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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산성 축성의 진수를 확인할 수 있는 남한산성_박상준 촬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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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실과 롯데월드타워가 보이는 서문전망대_박상준 촬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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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여름의 푸름을 만끽할 수 있는 남한산성_박상준 촬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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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광주시 남한산성면 남한산성로]
남한산성(사적)은 1624년(인조 2)에 축성을 시작했다. 산봉우리를 중심으로 능선을 따라 쌓아, 방어에 유리한 요새다. 인조는 병자호란이 일어나자 남한산성으로 피신해 47일을 버티다 항복한다. 남한산성은 2014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부속 시설을 포함한 성벽 둘레가 약 12.4km, 탐방로는 5개 코스로 나뉜다. 산성로터리에서 출발해 북문-서문-수어장대(보물)-영춘정-남문을 지나 회귀하는 1코스가 인기다. 약 3.8km로 1시간 20분쯤 걸린다. 제일 긴 5코스는 동서남북 성문을 두루 돌아볼 수 있다. 약 7.7km, 3시간 20분 거리다. 가장 짧은 2코스는 약 2.8km, 1시간 정도 걸린다. 그윽한 숲이 매혹한다. 북문과 수어장대-영춘정 구간이 보수공사 중이나, 산성을 돌아보기에 큰 불편은 없다.
*문의 남한산성세계유산센터 031)8008-5155
호서 지방을 지켜준 귀중한 요새
「청주 상당산성」
▲ 서남치성. 적의 접근을 빠르게 파악하고 전투시 적을 공격하기 위해 성벽 일부를 밖으로 돌출시켜 쌓았다._장보영 촬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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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당산성 정상부인 남문-서문 성곽에서 청주와 청원 일대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_장보영 촬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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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문은 유사시 비상구 역할을 하는 샛문이다. _장보영 촬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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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녀노소 누구나 여행하기에 좋은 상당산성._장보영 촬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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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수와 복원 작업을 거친 서문의 현재 모습._장보영 촬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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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당산성 정문 격인 남문._장보영 촬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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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주시 상당구 성내로124번길]
청주 상당산성(사적)은 조선 시대 군사적 요충지로, 재난이 일어날 때마다 호서 지방을 지켜준 소중한 보루이자 요새다. 대규모 포곡식 석축 산성인 만큼 산성에 오르면 상당산의 수려한 산세와 더불어 청주 일대 아름다운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산성 일주 코스’는 약 4km정도이며, 저수지에서 출발해 남문을 지나 서남암문과 서문, 동북암문, 동문, 동장대를 거쳐 다시 저수지로 내려오는 원점 회귀 코스이다. 상당산 능선 성곽을 따라 걷는 동안 성문 3개와 암문 2개, 치성과 수구 3곳을 둘러볼 수 있다. 상당산성 일주의 백미는 정상부에 해당하는 남문-서문 성곽이 아닐까? 이 구간을 걷는 동안 눈에 들어오는 주변 풍광이 일품이다. 상당산성이 과거 이 지역에서 어떤 무게와 의미를 차지하는지 저절로 알 수 있다.
*문의 청주시청 관광정책과 043)201-2043
파란만장한 역사가 담긴 백제의 산성
「부여 가림성」
▲ 용화보전에서 본 부여 대조사 석조미륵보살입상_진우석 촬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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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대한 암벽 사이로 난 길_진우석 촬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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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여 가림성의 명물인 사랑나무_진우석 촬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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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부여군 임천면 성흥로97번길]
성흥산성으로 알려진 부여 가림성(사적)은 성흥산(286m) 정상부에 쌓은 석성으로, 둘레는 약 1500m, 성곽 높이는 3~4m에 이른다. 성안에서 우물 터, 군창으로 추정되는 건물 터, 초석과 남문 터 등이 확인됐다. 현재까지 이어진 발굴 조사를 통해 백제부터 조선 시대까지 다양한 유물을 발견했다. 가림성은 501년(동성왕 23)에 위사좌평 백가(苩加)가 쌓았다고 전한다. 백제 때 성곽 가운데 유일하게 축성 연대를 알 수 있어 역사적 가치가 높은 유적이다. 또한 가림성은 ‘사랑나무’라 불리는 가림성 느티나무(천연기념물)로 유명하다. 사랑나무는 드라마 단골 촬영지이며, SNS 사진 명소이기도 하다. 여기서 바라보는 조망도 일품이다. 성흥산 남쪽 품에 안긴 대조사는 원통보전 뒤에 자리한 부여 대조사 석조미륵보살입상(보물)이 명물이다.
*문의 부여군청 문화체육관광과 041)830-2219
▲ 금정산 자락을 따라 자리한 금정산성_금정구청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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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형을 활용해 방어력을 높인 금정산성 동문_권다현 촬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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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정산성 4망루에서 즐기는 시원스런 풍경_권다현 촬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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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 두고 걷기 좋은 길
「부산 금정산성」
[부산 금정구 북문로]
부산 금정산은 27개 지정 등산로 외에 주민들이 찾는 샛길을 포함하면 무려 100여 개 진입로가 있다고 한다. 그만큼 일상 가까이, 언제든 가볍게 오르기 좋은 산이다. 금정산성(사적)은 금정산 꼭대기에서 동남쪽·서남쪽 능선과 계곡을 따라 축성했으며, 둘레 1만 8,845m로 우리나라에서 규모가 가장 크다. 현지 해설사가 추천하는 가장 매력적인 코스는 동문에서 출발해 3망루와 4망루로 이어지는 길이다. 완만한 숲길부터 가파른 암벽까지 다채롭게 어우러져 걷는 맛이 빼어나다. 조금 편하게 즐기려면 금강공원에서 케이블카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상부정류장에서 남문까지 완만한 흙길이라 아이와 걷기도 적당하다. 등산 애호가라면 단연 최고봉인 고당봉에 자리한 금샘에 올라야 한다.
*문의 금정구청 문화관광과 051)519-4061
▲ 미륵산성은 석축위로 올라 걸을 수 있으며 산정상으로 향하는 길로 이어진다_길지혜 촬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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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 질 녘 바라본 익산 왕궁리 오층석탑의 위용은 드넓은 궁터를 지키는 수호신같다_길지혜 촬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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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륵산 봉우리처럼 솟은 미륵사지 석탑_길지혜 촬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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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륵산성 치에 올라서면 남쪽으로 향한 석축과 동문과 옹성이 한눈에 들어온다_길지혜 촬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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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둘레 1,776m의 포곡식 석축산성인 익산 미륵산성은 미륵산 정상부와 북쪽 봉우리를 포함해 동쪽 계곡을 에워싼다_길지혜 촬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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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륵산정상에서면 서동공원과 한반도 모양새의 금마저수지 조망도 가능하다_길지혜 촬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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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에 새겨진 생명의 역사
「익산 미륵산성」
[전북 익산시 금마면 신용리]
익산 미륵산성(전북기념물)은 둘레 약 1,776m 포곡식 석성으로, 미륵산 정상부와 북쪽 봉우리를 포함해 동쪽 계곡을 에워싼다. 익산 지역 11개 성곽 중 규모가 가장 크다. 북쪽으로 낭산산성(전북기념물), 동쪽으로 용화산성과 선인봉산성, 남쪽으로 익산 토성(사적)과 금마도토성(전북기념물)이 미륵산성을 겹겹이 둘러싼 형태다. 고도가 가장 높은 미륵산성은 주변 지역을 관망하기 쉬운 지점으로, 모든 성곽이 한눈에 들어온다. 정문 격인 동문지로 들어가면 산성이 좌우로 두 팔 벌려 서 있다. 동문지에서 미륵산(430m) 정상에 닿는 길은 세 갈래. 정상에 이르면 화강암 채석장이 눈에 띄는데, 돌을 노잣돈처럼 품은 익산의 속살과 마주한다. 돌이 전하는 무수한 이야기가 미륵산과 미륵산성에 남아 있다.
*문의 익산시청 문화관광산업과 063)859-5778
여재민 기자
자료제공 한국관광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