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이 우려되는 가운데 2022 신년초 논산은 고고지성(呱呱之聲)이다. 최근 모아산부인과에 여섯 명의 아이가 태어나서다(1월 6일 기준). 첫 번째 아이는 부모가 둘다 외국인이다. 해서 올해 인터뷰는 두 번째 아이 엄마와 전화로 하였다.
아이 이름은 청명할 연曣, 집 호戶를 쓰는 연호다. 경주 최씨인 아빠 최재훈과 엄마 이영림 사이에 태어난 사랑의 결실 최연호다. 지난 3일 낮 1시 57분에 엄마 뱃속을 빠져나왔다. “Welocom to Nonsan, beautiful city” 3.5kg 자연분만이었다.
“진통은 9시간 정도 했어요. 첫째 때와 엇비슷한 시간인데, 이번에 더 힘들더라고요. 첫딸은 3kg였는데, 이번에는 아들이라서 더 그랬던 거 같아요. 자연분만요? 좋다고 해서 첫애부터 하긴 했는데, 멋모르고 했나봐요!^” 논산에서 분만을 선택한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애기를 직접 안아보면서 교류할 수 있어서다. 특히 모아산부인과에서는 병원조리도 가능하여서 자연분만의 경우 출산 후 이삼일 만에 퇴원하지만, 산모는 14일까지 머무를 예정이다.
대도시 병원에서는 코로나 등의 이유로 아빠조차도 분만을 함께하기 힘든 상황이다. 중앙의 TV에서 2022년 1월 1일 0시 태어난 아이를 중계해주는데, 부모가 안아볼 수 없다는 아쉬움도 전해 주었다. 이에 비하여 연호는 엄마와 단둘이 독방에서 엄마젖 실컷 먹으며 자유롭게 자라는 게 대조가 된다. 아름다운 별 지구, 그 중에서도 논산이라는 별천지에서 쾌조의 스타트다.
호랑이띠 연호 엄마 아빠는 자영업자다. 서울 엄마는 열여섯 소녀적 5년 연상인 논산총각과 데이트를 시작했다. 8년 연애 끝에 신부가 24세 되던 해 빼빼로데이때 화촉을 밝히고 본격적인 논산생활을 시작하였다. 사업장을 두 곳 냈고, 둘다 취암동이다. 키로치킨과 다이꼬지. 치킨 하면 다이어트 걱정인데, 살이 옆으로 가지 말고, 위로, 키로만 가라는 “키로치킨”은 공주1호점에 이은 논산2호점이다. 4년 전 개업한 “다이꼬지”는 일본선술집이다.
“우리는 생계형으로 요리를 하는 경우잖아요. 우리 딸은 네 살이고 이름이 서유예요. 우리 딸이 요리를 좋아해서 주말엔 집에서 햄도 자르며 함께 요리해요. 우리와는 달리, 즐기면서 하는 요리사가 되면 좋겠어요.” 그럼 호랑이띠 아들은? 이 질문에 엄마 아빠의 답은 양 갈래다. ‘자기가 원하는 길 찾아가는 것’은 아빠 답이고, ‘할 수 있다면 군인(軍人)’이 엄마의 바람이다. 논산으로 시집와서 보니까 군인들이 멋져 보여서란다^
일찍 낳아서, 건강하게 키우고픈 엄마맘
남편이 군대 갔을 때 고무신 바꾸어 신지 않은 이유가 궁금했다. “해경으로 갔다 왔어요. 형제 중 동생인데, 보니까 부모님결혼기념일도 챙기더라구요. 가정적인 것은 지금도 여전해요. 그리고 제가 회사 생활을 했으면 출산은 망설였을 거 같아요. 직장에서 자리잡을 때까지 기다린다든지, 아예 포기를 하든지 그랬을 거 같은데, 남편이 장사를 시작하여서 일을 함께 하다보니 출산도 앞당길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친정에서는 ‘신혼 생활도 누린 다음 출산하는 게 어떻겠느냐’면서 내심 딸의 행복 기간 연장을 원했지만 출가외인의 행복론은 달랐다. ‘신혼때 아이 갖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 기왕지사 낳을 거니까 빨리 낳아서 기르는 게 서로 좋겠다’는 게 신세대 딸의 행복이었다. 오거리 ‘경희앵글’을 함께 운영하는 시부모는 입이 귀에 걸렸다. 손주는커녕 시집장가 안 가서 난리인 세상에, 틈실한 토끼 둘을 양손에 안아보는 양수겸장이라니ㅎ....
이제부터는 애들 키우는 게 집안 대소사다. 경제가 급선무인데, 초창기 직원 6명이 반으로 줄었고 소상공인지원금도 용돈 수준이다. 출산장려금 200만원은 곧 나올 건데, 육아휴직수당은 못 받는 상황이다. 사업자 두 곳 모두 산모 이름으로 등록했는데, 업주에게는 혜택이 주어지지 않아서란다. 작년 7월부터 개별사업자에게는 3개월 해당 급료가 지급되는데, 일반사업자에게는 확대가 덜 된 모양이다.
네살배기 딸 서유는 열 달 만에 젖을 떼고 어린이집에 들어갔다. 장사를 해야 하니, 둘째도 같은 전철을 밞을 거 같다. 이제는 육아(育兒)다. 현재 논산에서 일반학원은 그렁저렁 괜찮은데 예체능 학원은 난맥상이다. “논산맘이나 아는 언니들 보면 애들이 대전으로 학원 다녀서 왔다갔다 하느라 고생하더라구요. 발레 같은 예체능 분야만 그러겠어요?” 논산교육이 장점도 있지만, 부족한 것들은 교육청, 행정, 학부모 삼자가 대면하여 머리 맞대고 하나씩 메워나가야 할 시점이다.
사적인 요구사항과 거창해 보이는 시책·정책은 따로 노는 게 아니다. 요즘 탈모에서 극대화된 소확행 공약이 이번 논산시장 선거에서 봇물처럼 쏟아지면 좋겠다. “요즘 여성들이 왜 결혼을 하려 하지 않는가?” “출산은 왜 기피하는가?” 이런 얘기를 편한 카페 같은 데서 공청하는 가운데 논산형 ‘친정엄마표’ 공약·시책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해보는 2022 어흥 힘찬 호랑이해다.
- 이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