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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농장이야기] 부부의 정(情)도 이어주는 길고양이 ‘나니’
전명순(피아니스트, 신양리주말농장 주인)
기사입력  2021/09/28 [18:12]   놀뫼신문

[주말농장이야기-7] 묘생역전         

부부의 정(情)도 이어주는 길고양이 ‘나니’

                                                                 

 

 

“나니”는, 농장에서 붙박이로 살고 있는 길고양이 “방충이”의 새끼이다. 방충이는 방충망을 잘 여는 특기가 있어 붙인 이름이다. 

4월초 현관 입구 책상 선반에 방충이가 새끼를 낳았다. 출입 시에 놀랄 새라 커튼으로 가려주고, 살짝 들여다보니 네 마리의 새끼들이 눈도 못 뜬 채 엉켜 있었다. 어미는 열심히 드나들며 젖을 물렸다. 우리도 나름 산바라지해가며 꼬물거리는 새끼들의 성장을 보며 흐믓해하고 있었다. 헌데 이상하게도 우리 닭들은 고양이 집을 탐냈고 때로는 들어가서 알을 낳기도 했다. 그러다가 어느 날 참사가 벌어졌다. 새끼 두 마리가 닭한테 깔려 죽은 것이다. 털이 풍성한 육중한 몸으로 깔고 앉으니, 힘도 없는 어린 것이 질식사한 게 틀림없었다. 

그 뒤로 남은 두 마리는 그런대로 어미 곁을 맴돌면서 재롱도 부리고 잘 지내는 것 같았다. 어느 날은 비위생적인 환경에 눈병이 생겼는지 한쪽 눈을 못 뜨기에 식염수로 세척을 하고 안연고를 넣어주고 완치를 시켰다. 분명 잘 지내는 것을 확인하고, 집에 왔다가 3일 뒤에 갔더니 새끼 한 마리가 죽어 있었다. 큰 것들에 치여서 굶어 주었는지, 감기에 걸렸는지 코 주변이 지저분하였다. 결국, 제일 작고 못생긴 놈이 남았다. 죽음도 이별인지라, 이별하는 일에 비교적 담담함을 유지하고 살았는데 그냥 두고 가면 며칠 뒤 남을 한 마리의 주검을 또 봐야 할 것 같았다. 착잡해하는 내게 남편이 “데리고 가자”라고 명쾌하게 답을 주었다.

한 주먹도 안 되는 놈을 두 손으로 감싸서 집으로 데리고 왔다. 다음 날부터 출산준비물 파티하듯이 지인들이 보낸 어린 고양이 사료, 모빌 같은 장난감, 영양제, 변기, 모래 등 고양이 용품이 택배로 도착했다. 마치 늦둥이를 낳은 기분이 들었다.

근처에 사는 큰딸 가족은 이미 개를 두 마리나 키우고 있는데, 고양이의 색다른 매력에 흠뻑 빠져서 고양이의 재롱을 보러 친정집 출입이 잦아졌다. 이름을 공모했다. “나비”, “살찐이”, “허니” 등이 나왔는데 워낙 인물이 없는 놈이라서 “못난이”, “나니”라고 결정했다. 6월 13일 입주한 나니는 못난이라고 놀린 것이 미안할 만큼 예뻐졌고, 하는 짓이 사랑스러웠다. 현관 문소리에 제일 먼저 달려나가고, TV의 야구 중계를 열중해서 보며, 소파나 냉장고 밑으로 굴러 들어간 공을 찾느라 엉덩이를 치켜들고 엎드려 손을 넣어 꺼내고자 애쓰는 모습을 보면 감탄을 한다. “어머, 쟤 IQ가 높은가봐. 들어간 장소를 알잖아?” 무심결에 하는 행동에 박장대소하고, 가족간의 공동 대화가 늘어났다.

과거에 세 마리의 개를 키워, 셋 다 자연사한 개의 임종을 지켜본 내가 나이 들어서는 끝까지 돌볼 자신이 없기 때문에 ‘동물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고 결심했었다. 그런데 긍정적으로 보면, 나이 들어가는 부부간에는 대화가 줄어들기 마련인데, 동물로 인하여 감정표현을 하게 되고, 웃게 되고, 대화의 주제가 될 수도 있겠다 생각이 됐다. 

지금도 농장에는 방충이가 살고 있다. 모녀지간에 생이별을 시킨 것이 미안하기는 하나 “인생역전”이 아니라 “묘생역전”도 이 정도면 로또 당첨 수준 아닌가 싶다. 

 

 

 

 

▲ 전명순(피아니스트, 신양리 주말농장 주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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