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탐방| 광석면 왕전초등학교
교문을 여니 소문만복래(笑門萬福來)
논산시 광석면에는 초등학교가 둘이다. 면소재지에 있는 광석초등학교와 왕전초등학교 이렇게 둘이다. 왕전(旺田)이라는 이름은 왕건과 관계 있다. 왕건이 자기 꿈을 길몽으로 풀이해준 무당(조영부인)에게 하사해준 밭이라 하여 ‘왕밭’ 또는 ‘왕전’이라 불렀다. 왕전학예회의 이름이 ‘왕밭축제’인 이유다.
왕전의 왕자와 공주는, 유치원 3명 포함 47명이며, 교직원은 학교지킴이 포함 18명이다. 실제 학급당 인원은 8명 안팎으로 담임선생님의 관심을 온전히 받는 교육 환경이다. 특히 유치원은 3명의 원아를 2명의 교사(1명은 반일제)가 케어하기 때문에 학습 및 돌봄이 완벽하게 이루어진다. 부모님의 돌봄이 부족한 학생도 온종일 담임선생님의 지도 아래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그러니 ‘학교폭력’이니 왕따니 하는 것과는 거리가 먼 학교다.
시골학교라고는 하지만 논산시내에서 10km 이내의 거리다. 학교 바로 옆에는 원풍산이 있어서 친환경적인 숲의 생태를 가까이서 체험할 수 있는 환경이다. 왕전교육공동체가 아침에 등교 하자마자 하는 일이 있다. 새소리를 백뮤직 삼아 운동장의 하얀 트랙을 따라 삼삼오오 10분간의 걷기활동을 하면서 잠에서 덜 깬 머리를 맑게 하고 개개인의 명상 속에서 하루 계획과 마주하며 교실에 들어가 아침활동으로 이어진다.
학교 운동장을 휘 둘러 보면 ‘여기가 시골학교 맞아? 귀족학교 같은데....’ 싶다. 우선 골프연습장, 승마장, 풋살장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교장실을 노크해 본다. 올해 이곳에서 정년을 맞게 될 김기숙 교장은, 학생들을 가족처럼 챙기고 학교를 내 집 가꾸듯 보살피느라 근무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적극적이라는 평이다.
동네분들이 학교 들어오기는 운동장이 제일 편한데, 운동장 이야기부터 들려주시죠.
우리 학교 운동장은 물 빠짐이 좋지 않아 비가 오면 마치 논 같았어요. 2019년 시에서 6천만원의 대응투자를 받아 도교육청에서 2억원의 재원을 마련해 마사토 운동장으로 만들었습니다. 작년에 도교육청의 행복놀이 공간 사업학교로 선정되면서 3천8백 예산으로 10월에 인라인스케이트장까지 공사가 마무리되어, 이제는 장마 후에도 불편함이 없어요.
이러저런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서 저는 관계 요로를 직접 찾아가 부탁을 드리면 그 분들이 해결책을 찾아주시기도 해요. 한편 도교육청의 공모사업에도 적극 응모하고 있습니다. 특히 광석면 시위원님을 비롯한 공직자들과 지역분들 도움으로 학교환경이 나날이 좋아지니 고마울 따름이에요.
여기는 농촌이다 보니 문화공간이 적잖아요? 학교 공간을 이용, 자유롭게 힐링하면서 여가 생활을 즐기시면 좋겠습니다. 학교 운동장은 낮에는 일하시느라 못 오는데, 밤에 찾아와 운동하시는 분들 위하여 전기불도 밝혀드리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저 시설들을 동네분들에게 모두 개방하시나요?
노력은 하지만, 우선은 학생위주이고 현재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라서 실내는 개방이 어렵습니다. 골프연습장의 경우 학생들 이용시간 피해 지역분 7~8명이 1주일 2회씩 이용을 하셨어요. 풋살장도 주말에 예약을 하고 이용하셨지요. 현재도 운동장과 풋살장은 사전 예약하시면 4인까지는 활용이 가능합니다.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으로 골프와 축구, 승마교실도 있는데, 승마장은 아무래도 어린 학생용 연습장이라서 어른들에게 적합한 거 같지는 않아요.
실내시설로 이용 가능한 것들은요?
여전히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라는 사실을 밑으로 깔아놓고 이야기를 드리고자 합니다. 이전에는 저녁이나 휴일에는 다목적강당이 지역민들의 사물놀이와 배드민턴 교실로 활용됐었지요. 도서관은 2018년 리모델링 공사가 이루어졌고 컴퓨터실과 음악실이 딸려 있어서 종합도서관입니다. 이곳에서 책읽어주기, 연주회, 마술쇼 등 다양한 교육활동이 이루어졌고 교육공동체가 함께 하는 연주회와 영화 보는 문화 행사가 열리기도 했답니다.
우리 학교는 역사와 전통이 문화 자체입니다. 전쟁 중에도 분교로 출발했는데 1952년 광석초등학교 왕전분교로 개설하고 그 다음해 왕전초등학교로 개교했습니다. 70여년의 전통 속에 2015년에는 행복놀이추진 최우수학교, 2017년에는 학교예술교육과 방과후학교 운영 우수학교 표창을 받았답니다. 작년 말에는 건강걷기 365활동 우수교로 표창받았고요.... 제66회 졸업식에서는 10명이 졸업하여 지금까지 4천여 명을 배출한 관록있는 학교랍니다.
광석주민자치회에서 제작한 달력을 보니 악단과 함께 학교들이 나오던데, 음악 교육은 어떻게 하시는지요?
15개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중 음악프로그램은 락밴드, 바이올린, 드럼, 우크렐레 등입니다. 학교특색 활동 중 하나로 ‘쿵따라 띠리리 악기연주 多하여 피어나는 감성 충만’이 있어요. 여기서는 1인 2악기 이상 다루기를 목표로 하고 있어요. 리코더, 바이올린, 오카리나, 우크렐레, 드럼, 락밴드 연주 등 다양한 음악활동을 하고 있는데, 중학교 올라간 학생들이 ‘수행평가에서 왕전 출신 학생들이 유리하다’고 알려주더군요.
왕전락밴드(더울림)는 2018년부터 왕밭축제와 졸업식, 총동창회와 같은 학교 행사뿐 아니라 광석면민체육대회에서도 당당히 선을 보여 박수갈채를 받았어요. 제일유치원이 왕전으로 초등학교 탐방을 왔을 때에도 형 오빠 누나 언니들이 각각 다른 모습으로 버스킹을 벌여 환영해주었답니다.
시교육청은 물론 도 교육청 활동도 여럿 한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만, 특색 교육을 공유한다면요?
선도학교는 충청남도교육청 지정으로 운영해요. 우리 학교는 AI(인공지능), 독서토론, 365 걷기활동, 초록에너지 선도학교를 운영하는데요, 특히 작년 SW선도학교에 이어 올해에는 AI선도학교를 운영해요. 수업공개시 들어가 보면 학생들의 AI관련 수준 향상이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학습 관련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으로 컴퓨터, 코딩, 영어, 기초학력 등이 있고요, 그 외에 미술, 행복놀이, 줄넘기 등도 있답니다.
도교육청 지정으로는 민주학교도 운영중입니다. 왕전대토론회인 ‘다모임’은 월1회 개최해요. 다모임에서는 무학년제 토의・토론문화 활성화를 위한 학생학교예산참여제, 독서토론활동, 학교규칙 등 다채로운 활동과 함께, 인성역량을 갖춘 민주시민으로 자라나기 위해서 연 2회에 걸쳐서 인성교육주간도 운영하고 있어요. 학생학교예산참여제에서 학생들이 뜻을 모은 것 중 하나는 ‘가을에 교육공동체운동회를 개최했으면 좋겠다’는 겁니다. 상황이 좋아져서 실현되면 좋겠어요.
운동쪽으로 돌아와 보죠. 방과후 스포츠 활동은요~?
체육활동으로는 축구, 골프, 배드민턴, 승마, 인라인스케이팅을 하고 있습니다. 돌봄교실 프로그램과 토요돌봄 프로그램도 운동 관련이 많은데, 그 중 탁구와 줄넘기도 있답니다.
배드민턴이나 탁구는 실내에서도 가능한 스포츠인데, 우리 학교는 탁구명문교랍니다. 1980년 제9회 전국소년체전에서 탁구 우승을 하여 기념탑을 세웠으니까요^ 현재는 작은 학교 예산 및 인력 관계상 선수를 육성하는 데는 무리가 있어서, 학생이 직접 희망하는 대회만 출전시켜요.
학원 같은 사교육이 부족한 이곳은 방과후 활동이 더 필요한 거 같아요. 애로사항이라도....?
우리 학교 학부모님들 70% 이상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상당수가 맞벌이, 다문화가정, 경제적으로 어려우신 분들입니다. 그래서 정규교육과정이 종료되면 돌봄교실과 방과후학교로 연계되도록 교육시스템이 되어 있습니다. 오후 3시 50분에 방과후학교가 종료되면 4시에 학교버스로 각 가정이나, 희망학생은 ‘생명숲돌봄센터’로 연계하여 돌봄이 이루어져 왔습니다.
그런데 올해에는 ‘생명숲돌봄센터’가 사정상 문을 닫게 되었어요. 하교 후 가정에서의 돌봄이 여의치 않는 학생들은 학교의 돌봄교실에서 저녁 7시까지 돌봄을 일시적이나마 운영해왔습니다. 이렇다보니 정시 퇴근해야 할 선생님들 수고가 여간 아닌 상황이었답니다. 이런 실정에서 논산시가 지역돌봄센터를 대안으로 내놓았어요. 이제 8월 16일부터 항월리에 ‘광석 다함께돌봄센터’가 개소된답니다. 오후 7시까지이긴 하지만, 이제 저녁 돌봄을 희망하는 우리 학생들도 행복한 오후, 뿌듯함이 있는 저녁시간을 한껏 누리게 될 거 같습니다.
다행이네요!^ 교장선생님들이 학교개방, 학생교외체험활동 등을 꺼리더군요. 감염병예방수칙 및 거리두기, 안전사고 등 신경 써야 할 문제가 많아서겠지요. 코로나 터널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 교육공동체가 함께 하는 날들이 오기를 기대합니다. 묵묵히 참고 견디는 교장선생님과 교직원 여러분의 구슬땀에 조용한 박수를 보냅니다!
- 이진영 기자
아이들의 새 보금자리 ‘광석다함께돌봄센터’
광석다함께돌봄센터가 문을 연다. 논산생명숲돌봄센터가 문을 닫게 되자, 논산시청이 직접 나서서 그 자리에 재오픈한 것이다. 센터장 1명과 시간제 돌봄선생님 2명이 만 6~12세 초등학생 20명을 돌본다. 1일 8시간 운영하며, 요즘 같은 방학중에는 09~18시다. 그 동안 생명숲돌봄센터는, YWCA가 생명보험사로부터 지원을 받아 운영하였는데 코로나 이후 경기가 침체되면서 지원이 모두 끊겼다. 이 공백기를 왕전초등학교에서 메우다가, 이번 여름 방학 때 오픈하면서 시 직영 운영 체제로 들어가는 것이다. 2022년에는 위탁운영도 고려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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