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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극복의날’ 특별기고] ‘치매’와 ‘코로나19’ 닮아도 너무 닮았다
유용희 한국문화복지재단 이사장
기사입력  2020/09/25 [15:14]   놀뫼신문

 

9월은 ‘치매극복의 날’이 들어 있는 달이다. 9월 21일, 일년에 단 한 번이라도 치매를 알리고 되돌아보자는 의미심장한 하루다. 올해는 코로나19로 가려져 치매의 인식을 개선시키는 데 지장이 있는 것 같아, 치매 현장의 종사자로서 아쉬운 마음이 든다. 우리 국민들이 코로나19를 아는 것만큼 치매의 인식을 높이고, 치매 환자나 가족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는 사회분위기와 제도가 정착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네덜란드의 호그벡 마을은 치매 환자의 마을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곳은 치매 환자에게 일상적 환경을 제공하고 생활에 도움을 주는 시설이다. 치매를 감기처럼 일상적 질환으로 받아들이는 곳이다. 코로나19도 치매처럼 언젠가는 어디서나 감염될 수 있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때가 올 것이다. 

코로나19가 고열, 기침, 인후통, 후각, 미각 상실 등의 증상이 있어 검사를 통해 진단되면 <확진자 발생>이라고 문자나 홈페이지 등을 통해 즉시 알리고 있다. 치매도 시간, 장소, 사람을 인지하지 못하는 증상이 조금이라도 나타날 때 치매로 진단되었다면 이를 이웃에 적극적으로 알리는 노력이 필요하다. 코로나19의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경로당, 마을회관, 복지관 등에 집합을 금지한 기간이 상당하다. 사회활동 둔화, 우울증, 영양부족 등은 치매 발생의 원인이기에 경도 인지 장애증이 있는 어르신들이 여기저기에서 터져 나올 것이다. 특히 이번 추석명절에는 멀리 떨어져 있던 우리 부모님을 유심히 살펴보자. 코로나19가 어떤 바이러스인지 무지한 국가들에서 환자가 급증하듯, 치매도 무지해서 조기 대응을 하지 못하면 가족들조차 전혀 알아보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는 것이다. 

치매가 오직 특정인만의 병이라면 숨길 수 있으나, 앞으로도 누구나 걸릴 수 있는 질병이기에 치매환자나 부양 가족들의 고통을 공감해 보자는 국민적인 태도로 바뀌기를 바란다. 코로나19로 치료받은 분들, 자가 격리 경험자들과 그 가족들을 통해 이미 그 고통을 공감하고 있지 않은가? 일부를 제외하면 코로나19에 감염된 분들이 잘못이 있거나 인격적으로나 법률적으로 죄인이 아니듯, 치매 환자나 부양가족들도 어떠한 잘못이 없는 분들이다. 코로나 19가 가장 가까운 지인, 가족을 우선적으로 감염시키는 바이러스라면, 치매도 역시 사랑하는 아내와 남편, 자녀들에게 제일 먼저 괴로움과 어려움을 주고 있다. 

코로나19의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듯이 치매도 예방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다. 다만 치매 환자에게 처방되는 도네페질, 리바스티그민, 갈란타민, 메만틴 제제들은 치매 증상을 완화하는데 사용되고 있을 뿐이다. 그렇더라도 코로나 19와 치매는 닮은꼴이니 치매에 처방되는 약을 코로나19 환자에게 투약해 보자고 주장하면 정은경 질병관리청장께서 어떤 응답을 하실까? 

 

치매와 코로나19 닮은꼴, 다른꼴

 

실종된 치매 환자는 2018년에만 12,131명인데 발견된 환자는 11,996명에 이르고 있다. 보호자는 실종신고를 한 후 몇 날, 며칠을 동동거리며 애타게 기다리다 사망한 후에 만나는 일도 다반사일 것이다. 반면, 코로나19 감염 환자가 실종되면 전 국민에게 방송, 문자, 기타 SNS를 총동원하여 단 몇 시간 만에 살아 있는 상태에서 확실히 찾아낼 것이다. 

치매의 지식 습득경로는 2016년 역학조사 결과 방송이 58.0%로 가장 많았고 기타(26.2%), 보건소(9.8%), 신문(2.5%)순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에 대한 인식은 아마도 전 국민 100%일 것이다. 국민들을 대상으로 이제는 치매에 대한 전문화된 체계를 갖춰 보자. 초·중·고·대학 등을 통해 인식개선 의무수업을 시행하자. 치매 실종 환자가 발생하면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것처럼 통신망을 이용해 인근지역 시민들에게 즉각 재난 문자를 보내 주자. 치매환자의 부양가족에게 노하우, 기술, 수칙, 심리 등을 풍부하고 다양하게 제공하도록 민간시설과 공공시설에게 지원을 더욱 확대하면 좋겠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 손씻기 등을 수시로 알리듯, 일반인들에게도 운동, 흡연, 비만, 식습관, 정기검진 등 치매 예방과 검진을 위한 홍보가 일상화되기를 바란다.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가 연령이나 기저질환 유무 등에 따라 무증상, 경증, 중증으로 강도를 나눈다면, 중증일 때가 제일 힘들 것이다. 역시 치매를 경증, 중등도, 중증으로 구분한다면 어떤 때가 제일 힘들까? 그것은 보호자가 어떤 성격인가, 어떤 부양 환경에 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치매 환자뿐 아니라 부양자를 위로하고 아픔을 해소하는 제도가 서서히 마련되고 있지만, 코로나19의 대응처럼 더욱 집중적이며 빠르고 공격적인 법제화가 필요하다. 결국 치매 환자와 가족이 함께 있는 것을 마음 편하게 말할 수 있을 때 우리들 사업과 직장 및 가정의 주변 환경은 활기차며 생기가 넘치게 될 것이다.(참조; 중앙치매센터 대한민국 치매현황 2019, KBS 명견만리 치매 커밍아웃)

 

유용희 한국문화복지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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