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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뫼단상] 링컨의 리더십을 기억하며
기사입력  2020/09/25 [15:31]   놀뫼신문

 

청춘의 패기와 장년의 원숙함을 자본으로 삼아 정신없이 살아온 삶의 현장에서 이제는 살짝 벗어나 조용하게 살고자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언론을 통해 전해지는 세상의 모습은 어째 그리 예나 지금이나 큰 차이가 없는지 안타깝기만 합니다.   

코로나19 감염병으로 비롯된 전대미문의 사태를 겪으면서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이 더욱 자신과 남을 위하고, 하나로 마음을 모아 이 어려운 시기를 슬기롭게 이겨 나아가야 할 텐데, 우리는 이 사태가 주는 교훈을 제대로 알아채지 못한 듯합니다. 여전히 자신과 자신의 편에 서 있는 사람들 생각만을 주장하고 자신들 이익만을 챙기기 위해 상대방을 비난하고 갈등을 빚는 모습들을 보면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민주주의는 다양성이 기본 

 

정치인들의 발언을 보면 모두가 국민을 얘기합니다. 모두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합니다. 과연 한쪽에서 얘기하는 민주주의와 국민이 다른 편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인지, 그렇다면 국민의 한 사람인 나는 어느 편에 들어가는 것인지 도통 헷갈리기만 합니다. 민주주의란 무엇일까요? 이런 것에 크게 식견이 없는 제 생각에는, 민주주의는 한 가지 목소리, 모든 사람이 똑같은 생각을 하면서 살아가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민주주의는 구성원 사이에 전혀 갈등이 없고 모두가  만족하면서 살아가는 세상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조금씩 양보하고 손해 보면서 사회 전체의 이익을 위해 의견을 모아가는 것이 민주주의의 기본 요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정권이 바뀌고 세상이 바뀐 요즘에도 여전히 변하지 않는 세상을 바라보면서 불현듯 미국의 위대한 대통령 애이브러햄 링컨을 생각합니다. 그가 불운하게 세상을 떠난 지 150여년이 지난 지금도 미국인들 사이에서 미국 역사상 손꼽히는 위대한 대통령 셋을 꼽으라 하면, 반드시 그 가운데 한 사람으로 들어가는 위인으로 남습니다. 왜일까요? 그것은 그가 보여 준 포용(包容)과 소통의 힘이 아니었을까요? 링컨이 대통령이 될 무렵 미국은 노예해방이라고 하는 첨예한 문제로 인해 남과 북은 물론 농업위주의 전통산업과 공업을 기반으로 하는 신산업체계의 갈등으로 급기야 남북전쟁이 벌어지기까지 하는 혼돈과 갈등의 시기였던 것은 우리가 잘 아는 미국 역사의 한 토막 아니겠습니까? 

이런 시기에 대통령에 취임한 링컨이 보여준 모습은 지금까지도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대통령에 당선된 사람은 최초로 내각을 구성할 때 자신과 정치적 신념이 같거나 비슷한 사람들을 모으게 마련입니다. 그것이 일의 효율성을 높이고 자신이 원하는 정치적 업적을 이루어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러한 생각이 전적으로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소통과 포용의 정신이 중요 

 

그런데 링컨은 좀 달랐습니다. 그는 그와 함께 나라 일을 상의하고 이끌어갈 국무위원을 선임하면서 결코 자기와 같은 정치적 지향을 가진 사람만 뽑지 않았습니다. 그보다는 해당  업무에 능력과 소신이 있다면 그가 자기와 같은 정당 소속이던 아니던, 심지어 평소 자신에게 온갖 비난과 조롱을 퍼부었던 사람조차 국무위원으로 등용하였습니다. 자신의 정치적 신념을 고집하기보다는 미국 내에 존재하는 다양한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사람들로 내각을 구성하여 나라 일을 상의하였던 것입니다. 그러니 한번 회의를 하면 얼마나 시끄러웠겠습니까? 대통령의 의견이 때로는 무시되고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적도 많았던 모양입니다. 그러나 그는 이럴 때일수록 자신의 견해를 고집하기보다는 소통과 중재로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의견을 이끌어내려고 노력하였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미국식 민주주의의 기틀을 다진 사람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정치적으로, 사회적으로 그리고 산업계에서 심지어 개인 사이에서도 조금도 나아지지 않을 듯싶은 이기심과 탐욕의 사회적 병리현상들을 바라보면서 문득 링컨을 생각해 보는 것은 왜일까요? 이제 우리가 조금씩 더 양보하면서 남의 생각을 들어주고 배려하는 삶이 이루어져야 우리 사회가 조금은 아름답게 변하지 않을까요? 

 

정경일 (건양대학교 디지털콘텐츠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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