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도깨비’로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불러들여 시청률 20%를 돌파했던 김은숙 작가의 기대작 ‘미스터 션샤인’이 7월 7일 9시, tvN에서 그 역사적인 뚜껑을 열었다.
2018년 최고의 기대작이라고 불리는 이 작품은 “역사는 기록하지 않았으나 우리는 기억해야 할 무명의 의병들. 그들이 원한 건 단 하나 조선의 주권이었다. 미스터 션샤인은 흔들리고 부서지면서도 엄중한 사명을 향해 뚜벅뚜벅 나아가는 이름 없는 영웅들의 유쾌하고 애달픈, 통쾌하고 묵직한 항일투쟁사다.”라고 기획의도를 홈페이지에 소개하고 있다.
기존에 수많은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서 일제강점기의 항일투쟁을 다룬 작품을 접해왔던 터라 기획의도를 읽으면서 다소 식상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시청자가 있다면, 확실한 차별점이 있다는 것을 말해 주어야겠다. 그것은 이 드라마가 다루는 시대가 1900년대라는 점인데, 기존의 영화나 드라마가 주목했던 것이 일제강점기하에서의 독립운동이었다면 이 작품은 1910년 한일합병이 체결되기 전 끝까지 항거하고 독립운동의 시초가 되었던 사람들의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드라마의 제목인 ‘미스터 션샤인’ 역시 구한말의 표기법에 따른 것이라고 하니 그 시대를 보여주고자 하는 제작진의 노력을 짐작할 수 있다.
이 작품이 기대를 모으고 있는 이유가 이제까지 다루어지지 않았던 시대를 다루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영화급 캐스팅이라고 불릴 정도로 화려한 출연진 역시 이 드라마의 흥행을 기대하게 하는 또 다른 이유이다. 9년 만에 드라마에 출연하는 주인공 유진 초이 역을 맡은 이병헌을 비롯하여 영화 ‘아가씨’로 스타덤에 오른 김태리, 유연석, 김민정, 변요한 등 이름만으로도 흥행을 보증하는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고 있다.
이 작품을 기대하게 만드는 이유를 하나만 더 들자면, 이 작품이 김은숙 작가와 이응복 PD가 함께하는 작품이라는 점이다. ‘태양의 후예’와 ‘도깨비’에서 증명된 두 사람의 찰떡 콤비가 이 작품에서는 어떠한 명장면, 명대사들을 쏟아낼지 궁금해진다.
신미양요(1871년) 때 군함에 승선해 미국에 떨어진 한 소년이 미국 군인 신분으로 자신을 버린 조국인 조선으로 돌아와 주둔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리게 될 이 작품은 이제부터 매주 주말 저녁 9시에 tvN에서 만날 수 있다.
‘욘사마’는 가라 이병헌이 온다
사실 이제 막 시작된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을 지켜보는 논산시민의 마음은 조금 더 특별하다. 이 드라마의 촬영이 진행되고 있는 곳이 바로 논산시 연무읍 봉황로 102에 위치한 ‘논산 선샤인 랜드’ 뒤편 드라마 스튜디오이기 때문이다.
논산훈련소의 가족면회제도가 부활하면서 논산을 방문하는 방문객 수는 계속해서 증가하였다. 면회가 재개된다는 소식을 접한 지역주민들은 이것이 지역경제 활성화의 견인차가 되어주리라 기대하는 마음이 컸다. 주민들의 이런 바람을 잘 알고 있는 황명선 시장은 방문객을 만족시킬 만한 문화컨텐츠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고민 끝에 드라마 ‘겨울연가’ 하나로 전국은 물론 해외까지 ‘욘사마 열풍’을 일으킨 사례를 모델 삼아 드라마 제작 스튜디오를 유치하기로 결정하다. 논산시의 끈질긴 노력으로 SBS드라마 촬영 스튜디오를 이곳에 건립하게 되었다. 그리고 기존 ‘밀리터리 랜드’라는 이름도 과감히 ‘선샤인 랜드’로 바꾸었다.
하지만 논산시는 인근 지역의 드라마 스튜디오와는 차별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합판 같은 재질로 만들어진 스튜디오는 유지·보수를 위한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SBS A&T가 가진 전문적인 기술과 비용을 활용하기로 하였다. SBS A&T에서 50여억 원의 비용을 투자해 실제 건축물과 같은 재질로 스튜디오를 건립하는 대신, 10년 동안 운영권을 갖고 10년이 지나면 논산시에 기부체납 형식으로 운영권을 양도하기로 체결한 것이다.
현재 드라마 스튜디오에서는 후반부 촬영이 한창 진행 중이다. 드라마가 종영되기 전까지는 스튜디오를 개방하거나 촬영이 허락되지 않았다. 선샤인랜드운영 총괄 책임인 김재희 관광체육과팀장의 말을 빌려 전하자면, 스튜디오는 1900년대 당시 서울의 모습을 철저한 고증으로 재현했다고 한다. 특히 ‘홍교’의 아름다운 모습이나 ‘호텔 글로리’의 2층에서는 보는 전망은 꼭 경험해봐야 하는 포인트로 추천하고 싶다고. 촬영을 위해 제작한 전차도 실제 운행이 가능해 향후 이곳을 방문하는 방문객들은 전차 탑승도 경험할 수 있을 거라고 설명한다. 거기다 아름다운 화면을 만들어내기로 유명한 이응복 PD가 배우들을 배려해 외지에서 흙을 공수해다 거리를 어두운 흑색으로 깔았다는 뒤 얘기까지 듣고 나니, 드라마를 향한 기대감이 더욱 높아진다.
미스터·션샤인, 논산·선샤인 열풍으로
이번 드라마에 쏠리는 많은 관심이 국내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드라마가 방영되기 전인데도 해외에 판권이 거액에 팔렸다는 다수의 기사도 나왔고, 드라마 제작발표회가 있던 날 해외에서 방문한 기자단이 제작발표회장보다 이곳부터 먼저 방문했다. 어떤 일본 극성팬은 연무대에서 촬영중이라는 정보를 입수하고 한국으로 날아와서, 주인공 이병헌의 사인을 받기 위해 촬영장 밖에서 하염없이 기다렸다고 한다. 드라마 방영 전부터 한류 대박 조짐이다.
첫방 시청률 추세라면 ‘미스터 션샤인’이 한류열풍을 이어 주는 찻잔의 미풍은 아닌 거 같다. 욘사마 열풍이 여전히 남아 있는 남이섬을 뛰어넘어서, 올 여름부터는 부여 패키지 필수코스로서 정착하게 될 코리아 이병헌 태풍을 기대해도 좋지 않을까 싶다.
참, 드라마 영화 이야기 하는 김에 귀띔 하나. ‘션샤인 스튜디오’ 앞에 있는 ‘1950년대 드라마·영화 세트장’은 무료로 개방 중이다. 현재 방영 중인 ‘라이프 온 마스’ 팀과 앞으로 방영하게 될, 신혜선이 윤심덕 역을 맡아 화제가 된 ‘사의 찬미’팀이 하루에 100만 원 촬영비를 내고 이곳을 다녀갔다. 세트장 한편에 윤심덕으로 분한 신혜선의 당시 포스터도 붙어 있다. 이런 소소한 것들 찾아내는 재미도 쏠쏠할 성싶다.
홍미경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