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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윤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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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기부 문화는 선진국의 척도
이윤환 건양대 국방경찰행정학부 교수
기사입력  2015/05/18 [10:37]   편집부

   
 
지난 4월 네팔에서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하였다. 이 지진으로 인해 수천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그 수는 앞으로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정부는 대지진 참사를 겪은 네팔에 긴급구호대를 급파하였고 네팔을 도우려는 국내외 온정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필자가 재직하고 있는 건양대 국방경찰행정학부 학생과 교수들이 자발적으로 네팔돕기 모금운동에 나서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재학 중인 한 학생이 네팔 지진피해 소식을 듣고 어떻게 하면 어려움에 빠진 네팔을 도울 수 있을까 고심한 끝에 네팔과 함께 하자는 의미의 ‘Be With Nepal’이란 문구를 담은 포스터를 직접 그려 가까운 동기들에게 메신저로 보내면서 ‘사랑의 천원’ 모금활동이 시작되었던 것이다.

나눔과 기부 문화는 자원봉사와 함께 시민들의 자발적 행위를 통한 계층 간 통합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함으로써 그 사회의 건강함을 엿볼 수 있게 한다. 또한 나라의 문화수준을 측정할 수 있는 중요한 척도이기도 하다. 미국의 성공한 기업인 워렌 버핏은 “열정은 성공의 열쇠이며, 성공의 완성은 나눔이다”라고 해서 성공의 의미를 나눔이라고 정의하였고, 빌 게이츠는 “ 사회로부터 얻은 재산을 다시금 사회에 돌려주는 것이 기부운동에 참여하는 이유”라고 말한 바 있다.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는 1조원에 해당하는 자신이 보유주식을 ‘실리콘밸리 커뮤니티 재단’에 기부하였다. 미국 부자들의 기부금액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우리나라 개인의 기부수준은 아직 미국, 영국, 캐나다와 같은 기부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낮은 편이다. 미국은 2008년 조사된 ‘GDP 중 기부금 차지 비율’이 2.3%로 가장 높았다. 그 외에 캐나다는 0.73%, 영국은 0.71%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0.53%에 그치고 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자선원조재단(CAF)에서 발표한 세계 기부지수에 따르면 기부금 액수가 아닌 기부활동에 초점을 맞춰 평가하였을 때, 2011년 한국은 153개국 중 세계 57위를 차지하여 국가적 위상에 비해 저조한 성적을 나타냈다.

기본적으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정신을 실천하는 기부는 어려서부터 부족한 사람들을 도와주는 문화에 대한 교육을 받고 스스로 실천해 나가는 것이 자연스럽게 몸에 베여있어야 가능하다. 어려운 이웃을 도와주는 일은 사회구성원으로서 의무이고 책임이라는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의 경우 최근 유명인사의 기부가 점차 늘고 있으며 일반인들의 기부행위도 증가하고 있다. 단순히 금전적 기부를 넘어선 재능 기부나 온라인 기부 등 다양한 기부활동이 이루어지면서 새로운 기부문화가 자리 잡고 있지만 아직도 개선해야 할 점도 많다.

미국의 경우 재산이 많은 부자들은 자기 개인재산을 기부하지만 한국의 경우 대부분 기업명의로 기부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기업총수나 가족들의 개인재산을 기부하는 모습을 별로 찾아보기 어렵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아니라 기업가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야 외국처럼 법인이 아닌 개인 차원에서 기부가 활성화 될 수 있을 것이다.
기부의 행태나 방식에 있어서도 변화가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연말연시에 기부의 70%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수요자의 욕구에 부응하기보다는 보여주기식의 기부가 많은 편이다. 기부는 액수가 커야한다는 왜곡된 인식도 자리잡고 있다. 일상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소박하면서도 정겨운 기부문화를 만들어나가야 한다. 보여주기식 생색내기가 아니라 나눔의 문화가 일상생활이 되어야 한다.

기부를 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자신의 건강과 삶에 더욱 만족한다고 한다. 어려운 처지의 누군가를 작게나마 도와줌으로써 뿌듯함을 느끼게 된다면 분명 자신의 삶을 따스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기부는 자본주의 발달에 따른 사회 양극화를 막고 공동체 사회를 지탱하는 안전망 역할을 한다. 그동안 유럽은 비싼 세금을 물려 국가가 사회양극화 등 문제를 해결하는 정책을 취해 왔지만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는 시민사회 단체가 정부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취약계층을 감싸 안는 역할을 맡아왔다.

복지는 많은 재원을 필요로 한다. 우리사회도 양극화,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갈수록 복지의 중요성의 커지고 있지만 세금을 올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기부는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사회 양극화를 해소하는 훌륭한 수단이 될 수 있다. 국가예산으로만 사회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공동체 나눔의식을 통해 우리사회가 바람직하고 건강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도록 기부문화 확산에 우리 모두가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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