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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윤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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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여생을 빛나게 사는 비결
건양대 국방경찰행정학부 교수 이윤환
기사입력  2015/02/10 [09:44]   편집부

   
 
옛날에는 오래 사는 것이 축복이요 경사였다. 1960년 우리나라 사람의 평균수명은 52.4세였다. 평균적으로 50이 넘으면 죽던 시절에 환갑을 맞이하면 온 동네 사람들이 축하를 해주었다.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부모님 환갑잔치를 해드리는 것이 자식 된 도리로 여겨지던 시절이 있었다. 평균적으로 현대인의 평균수명은 남녀 모두가 80세를 넘었다. 불과 50여 년 사이에 기대수명이 30년 이상이나 길어진 것이다. 60세에 어디 가서 나이 먹은 행세를 하다가는 망신당하기 쉽다. 시골마을에서는 청년회장을 맡기도 한다. 주변에서도 70~80대 노인은 쉽게 찾아볼 수 있고 환갑노인이라는 말도 무색해졌다. 말 그대로 인생 100세 시대가 도래하였다.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략 60세 정도에 직장생활을 마감한다. 인생 100세 시대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퇴직 후에도 30~40년을 더 살아가야 하는데 그 긴 세월을 무엇을 하며 지낼 것인가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30년의 세월은 아이가 태어나서 대학을 졸업하고 결혼까지도 할 수 있는 아주 긴 세월이기 때문이다.
현대인들은 바쁘게 살아간다. 과거 농경시대에는 시간의 흐름이 더디었지만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에게 1년은 아주 짧게 느껴진다. 필자도 30년이 넘는 직장생활을 하고 있지만 과거를 돌아보면 마치 찰나의 시간처럼 짧게 느껴진다. 하지만 정년 이후의 삶은 아마도 매우 느리게 지나가지 않을까 짐작된다. 매일아침 눈을 뜨면 할 일이 없고 어디에 가서 시간을 보낼 것인지 고민하는 무의미한 생활이 반복된다면 노후의 삶은 끔찍하게 느껴질 것이다.
오늘날 환갑을 맞이한다는 의미는 노후에 접어드는 길목이자 여생을 어떻게 살 것인지를 준비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다. 노인을 두 그룹으로 나눈다면 노후준비가 되어 있는 노인과 그렇지 않은 노인으로 구분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노후준비를 착실히 한 사람들은 행복한 황혼을 맞이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힘든 노후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우선은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되어야 하겠지만 여생이 먹고사는 문제로만 끝난다면 얼마나 비참할 것인가?
우리나라의 80세 이상 노인 자살률은 10만 명당 123.3명이다. OECD 국가의 평균자살률이 2012년 기준 인구 10만명당 29.1명인 것과 비교해보면 우리나라의 노인자살률이 4배 이상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노인 자살률이 다른 나라보다 높은 것은 빈곤 노인들이 늘고 가족에게 학대당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여생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해 본다. 과거 대가족시대에는 노인들에게 대를 잇는 기쁨이 컸다. 조상대대로 이어져 온 혈통을 보존할 수 있다는 기쁨과 이 세상에 자신의 흔적을 남길 수 있다는 안도의 마음이었을 것이다. 가족 안에서 노후를 보내며 행복할 수 있었다. 현대인에게 있어 가족의 의미는 과거와 다르다. 결속력도 약화되었다. 대를 잇는 기쁨만으로 노인들의 존재감을 만족시켜주지 못한다. 대를 잇는 것이 생물학적인 생명의 연장이라면 지적인 즐거움을 통해 자신을 풍요롭게 가꾸는 일은 영적인 생명의 연장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리던 시기에는 먹는 문제만 해결되면 행복할 줄 알았다. 하지만 먹는 문제가 해결된 오늘날 사람들이 그다지 행복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먹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급급하여 사는 문제까지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가 물질적 풍요 속에서 불행을 느끼게 되면서 자살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노후에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마음의 욕구를 해결해야 한다. 일본 에도시대의 유학자인 ‘사토 잇사이’는 그의 저서‘언지만록’에서“ 청년에 배우면 장년에 큰일을 도모한다. 장년에 배우면 노년에 쇠하여지지 않는다. 노년에 배우면 죽더라도 썩지 않는다”는 명언을 남겼다. 나이 들어서도 계속 배우고 공부하면 사후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노년의 배움은 업무를 잘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노년을 풍요롭고 즐겁게 만드는 자기계발이다. 매일 조금씩이라도 관심분야에 대한 공부를 하면 지적인 즐거움을 맛보게 되고 여생이 빛나게 된다. 이 세상에 투자 없는 결과는 있을 수 없다. 젊은 시절에는 살기 바빠서 꼭 해보고 싶은 취미생활이 있어도 그 욕구를 억누르며 살게 마련이다. 그 중 하나가 책을 읽는 방법이 있다. 지적탐구로 즐거움을 맛본 경험이 있다면 독서는 여생을 즐기는 빛나는 도구가 될 수 있다. 종교에 심취할 수도 있고 춤이나 노래를 배울 수도 있다. 여생은 많은 의무감에서 해방된다. 과거에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이 있었다면 마음껏 해볼 수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나 관심을 가지고 하고 싶었던 일을 마음껏 해본다면 빛나는 여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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