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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집] 힘써 생각하고 부지런하게 실천한다
권선옥(시인, 논산문화원장)
기사입력  2025/07/01 [17:23]   놀뫼신문

  

‘손을 게으르게 놀리는 자는 가난하게 되고 손이 부지런한 자는 부하게 되느니라.’라는 말씀을 다시 곱씹는다. 이 말씀은 성경 잠언에 나온다. 그때 나는 기독교인 아니었으나 틈틈이 잠언을 읽었다.

나는 천성이 거칠었던 걸까. 부모님의 지극하신 훈육에도 불구하고 마른 데와 진 데를 제대로 분별하지 못하고 살았다. 젊은 혈기는 왕성하여 천방지축으로 헤매게 했다. 그러다가 가끔 거울을 들여다보면 일그러진 모습이 보였다. 이건 아니다 싶었다. 뭔가 나를 잡아맬 말뚝이 필요했다. 어려서는 어머니의 말씀이 견고한 말뚝이었다. 고등학교 다닐 때 하숙하면서 부모님이 시야에서 멀리 벗어났다. 어떤 일이 나를 유혹할 때마다 나는 어머니를 생각했다. 그런 짓을 하면 어머니가 슬퍼하실 것 같아 멈추곤 했다. 그런데 더 나이가 들어 복잡한 세상에 살게 되면서 어머니라는 말뚝은 뽑혀 버렸다. 그러나 그 무한정의 자유가 즐겁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무절제한 자유 끝에 붙어 있는 각성(覺醒)은 지독하게 썼다. 그래서 나는 말뚝이 그리웠다. 궁리 끝에 잠언을 읽기로 했다. 그렇게 잠언은 나의 말뚝이 되었고, 나는 그에 기대어 위안을 얻을 수 있었다. 

 

■ 부지런하게, 정성을 다하여

 

아내는 나에게, “아버님을 닮아 부지런해요.”라고 말한다. 나는 그때마다 아버지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부지런한 유전자를 전해 주시고, 또 일상생활로 본받게 하신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그래서 나는 더 부지런하게 살려고 한다.

내가 어떤 일을 맡아 잘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다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부지런하게 하는 것, 정성을 기울이는 것은 내 노력으로 가능하다. 그래서 나는 잘하겠다고 말하지 않고 열심히 정성을 다하겠다고 약속한다. 정성을 다하기만 하면 대개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일의 성패는 일을 맡은 사람의 능력에 있지 않고 그의 열성과 정성이 좌우한다고 믿는다. 

부지런해야 열성이 있고, 정성을 기울인다. 게으른 사람은 일을 얼른 끝내려고 한다. 그래서 그들이 하는 일은 완성도가 낮다. 조금만 더 정성을 기울이면 완성도가 높아지는데 거기서 그냥 일을 끝맺는다. 언젠가 내가 어떤 위원회에 위원의 한 사람으로서 참여했던 적이 있다. 그런데 그 일을 주관하는 사람들이 대수롭지 않은 일은 일일이 검토하면서 정작 중요한 일에 대해서는 면밀한 검토 없이 결정하였다. 그래서 나는 그들에게, “일이 어렵고 더디더라도 잘하려는 사람이 있고, 일을 서둘러 쉽게 처리하려는 사람도 있다.”고 말하였다. 그러나 그들의 태도는 달라지지 않았다. 나는 그 뒤로 그 위원회에 관여한 것을 후회하였다. 

그런 일이 있고 나서 나는 내가 맡아 하는 일에 더욱 정성을 기울여야겠다고 다짐하였다. 그런데 돌다리를 두드려 가며 일을 하려면 속도가 늦고, 더구나 주위 사람들이 하지 않아도 될 수고를 하여야 하는 것이 안타깝기도 하다. 그러나 능력이 뛰어나다고 생각지 않는 내가 속도를 낸다면 일을 그르치기 십상이어서 그런 폐단에도 불구하고 신중하게 처결하려고 노력한다.

일을 서둘러 처리하는 것은 그 사람이 능력이 출중하여 그러기도 하지만, 대개는 일에 대한 애정 부족이나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데서 오는 자만이다. ‘너는 네가 만족스러워서 참 좋겠다.’하면서도 그의 지나친 신념(?)이 안타깝기만 하다. 

 

■ 부지런하게, 정성을 다해

 

우리가 어떤 사람에게 자리를 맡길 때에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 있다. 그 자리 자체가 목적이냐 아니면 다른 것을 위한 징검다리이냐를 생각해야 한다. 그 자리를 이용하여 새로운, 더 높은 자리로 옮겨 앉고 싶어 한다면 바람직하지 못하다. 그런 생각이 바탕에 깔려 있으면 일을 하면서 가장 좋은 결정을 내리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 직분이 크든 작든 결정을 내릴 때는 그 조직에 가장 유익한 길을 택하여야 한다. 언제나 엄격하고, 때로는 냉정하여야 한다. 어떤 결정이 많은 사람들에게 칭송을 듣는다면 좋은 일이다. 그러나 일이 항상 그렇지 않다. 내가 직장에 근무할 때 자주 쓰던 말이, “우리의 결정 과정을 이해 당사자들이 지켜본다고 하더라도 떳떳하게 하자.”였다. 혹 누군가에게는 만족스럽지 못한 결정이라도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다는 것을 인정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을 위하여 작은 것을 버린, 작은 것을 버리면서 고민하였다는 것을 인정받아야 한다는 뜻이다. 이렇게 내린 결정은 만족스러워하지 않더라도 크게 불만을 가지지 않는다. 

일을 하는 데는 떳떳하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힘써 생각하고 부지런하게 실천하며, 정성을 다하는 길밖에 없다.

  

▲ 권선옥(시인, 논산문화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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