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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공간] 논산시의회 막장드라마와 ‘빌라도의 고백’
전영주 발행인
기사입력  2020/07/03 [09:50]   놀뫼신문

 

필자와 같은 베이비부머 세대는 제3공화국 시절 ‘새마을노래’를 들으며 학창시절을 보냈다. 사회생활은 제5공화국의 ‘군화소리’를 들으면서 시작하였다. 그래서인지 젊은 시절 “보수”는 산업화와 권력을 의미하며 “진보”는 민주화와 투쟁의 상징이라고 여겼다.

그런 시절을 뒤로하고 진보의 아이콘 민주당은 2016년 총선의 승리를 필두로 2017년 촛불정권이 탄생하였다. 2018년 지방선거와 2020년 총선에서의 압도적인 승리로, 드디어 대한민국 정치의 주류가 되었다.

그런데 그 후유증이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민주당의 정치적 영토가 넓어지면서 여기저기서 투항한, 무늬만 민주당인 정치인들의 이전투구(泥田鬪狗) 모습이 볼썽사납게 나타나고 있다. 이번 후반기 도·시·군·구의회에서 일어난 ‘의장’ 자리다툼이 그러하다.

 

◇ 4:4:4 균형이 깨지는 논산시의회

 

혹시나 하는 기우에서 필자가 지적하였던 4:4:4의 우려가 현실화되며 이번 의장선거에서 한편의 드라마가 탄생했다. 민선7기 논산시의회가 시작되면서 자연스럽게 주류, 비주류, 야당이라는 시의원 그룹이 형성되었다. 그러면서 그 구성을 바탕으로 후반기 의장 선거의 표대결이 시작되었다.

주류(김진호, 김만중, 조배식, 조용훈)와 비주류(구본선, 서원, 최정숙, 차경선), 야당(박승용, 이계천, 김남충, 박영자)의 분포도를 보면, 이번 후반기의장은 당연히 민주당 내에서 지명한 의장 후보가 전체 본회의에서 선출되어야 한다. 따라서 “김만중 의원과 구본선 의원 중에 누가 민주당 내에서 지명되느냐?”가 최대 관건이었다. 그런데 4:4 동수일 경우 연장자인 김만중 의원 지명이, 의회가 지정한 관례이다. 

 

◇ 빌라도의 고백 

 

지난 1일 오후3시 조배식 의원을 논산시내 한 커피숍에서 만났다. 조의원이 할 얘기가 있다고 먼저 만남을 자청하였다. 생각보다 무척 밝은 모습으로 필자를 맞아 주었다. 그는 커피를 한모금 마시며 비장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시작하였다.

우선 조의원은 “제가 기권표를 던진 것은 민주당 전체를 아우르기 위한 선당후사(先黨後私)의 일환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만약 4:4의 극한 경쟁으로 치닫게 되면 누군가 이탈자가 나올 수도 있으며, 이는 당을 균열을 초래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면서, “지구당 사무실과도 상의했지만 힘의 균형을 깨는 것, 즉 투표결과를 5:3으로 만드는 것이 본인의 목표였다”고 밝혔다. 그래서 비주류계의 한 의원을 설득하였고, 본인 생각으로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믿었다고 한다. 

그런데 민주당 의장후보 지명 투표 당일날(6월 28일) “김만중 의원이 의장후보로 지명되고 나면, 나머지 비주류계 의원들의 이탈을 막고 본인이라도 다독이며 같이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본인생각으로는 “5:3이나 4:3의 결과가 별다른 차이가 없어 보여 본인이 기권표를 던졌다”고 해명한다. 또한 “이런 사실을 동료의원들과 상의하지 못했던 것이 못내 아쉽다”고 토로한다. 이와같이 조의원 혼자서 덧셈과 뺄셈을 하고 있을 때, 비주류계 의원들은 미적분까지 동원하며 온갖 ‘경우의 수’를 대비하고 있었다.

7월 2일(목) 후반기 의장 및 상임위원장 선출 과정에서 보면, 최정숙 의원의 계속 어깃장 놓는 투표를 보면서 비주류계 의원들 간에 약속이 깨지면서 '최 의원이 팽당한 듯하다'는 느낌마저 든다. 또한 산업건설위원장 선출 과정에서 김남충 의원과 조용훈 의원의 경선이 3차까지 가는 선출 과정을 보면서 “본인들이 뜻한 대로 안 됐을 경우, 당의 결정도 이념도 저버릴 수 있겠다”는 조배식 의원의 이야기가 ‘그냥 지나쳐 가는 본인만의 해명은 아니었다’라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시민을 위하여 일하겠다”면서 골목골목 누비며 시민들에게 한 표 한 표를 호소한 지 이제 2년 밖에 지나지 않았다. 2년 전 약속은 까맣게 내려놓고 시민들 앞에서 막장드라마를 연출해가고 있다. 이런 드라마를 지켜보고 있는 시민들은 “뭣이 중한디?”라고 혀를 차면서, 이미 다음 선거를 생각하고 있다.

 

전영주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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