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탐방] 충청남도남부노인보호전문기관
“어르신, 보호를 넘어 선지자로 섬겨나갈 때 공동체 복원”
논산에는 충청남도 남부권 업무를 총괄하는 기관이 몇 있다. ‘충청남도교육청 남부평생교육원’과 ‘한국전기안전공사 충남남부지사’ 등이다. 충남남부아동보호전문기관, 충청남도남부노인보호전문기관도 있는데, 이들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편이다.
6월 15일 ‘노인학대예방의 날’도 덜 알려져 있다. 2015년 신설되어 올해로 4회를 맞이했으니 오래 되지는 않았다. 「노인복지법 제6조의4」에 근거하여 노인학대에 대한 인식제고와 관심 유도를 위해 제정된 날이다.
아시나요, ‘노인학대예방의 날’
매년 기념행사를 진행해온 충청남도는, 올해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지역별 집중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중앙과 지역의 노인보호전문기관이 협력하여 ‘노인학대예방을 위한 100일의 기적, 국민참여 「SNS 나비새김 캠페인」을 연중 운영 중이다. 노인학대 인식제고를 위한 영상, 라디오 공익광고 송출, 대학생 서포터즈를 통한 온·오프라인 홍보도 동시에 진행중이다. 이 중 노인학대 신고전화는 1577-1389이며, 365일 24시간 언제나 노인문제 상담이 가능하다.
노인학대예방의 날에 앞서 6월 첫주는 노인학대예방의날 주간이었다. 6월 2일, 충청남도남부노인보호전문기관은 충남 남부 8개 지역의 학대피해전담 경찰관과 간담회를 개최하였다. 이날 간담회에는 보령시, 청양군, 부여군, 공주시, 서천군, 논산시, 계룡시, 금산군 지역경찰들이 합석하였다. 학대전담 경찰관들은 노인보호전문기관과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노인학대사례의 원활한 통보 및 상호협력, 업무 협조 등을 약속했다.
노인보호전문기관이라는 이름에 등장하는 ‘노인학대’는 이 시대의 자화상 같아서 씁쓸함을 감추기 어렵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찾은 논산시청 앞의 충청남도남부노인보호전문기관은, 그러나 만면에 웃음인 오복경 관장을 만나면서 온화한 분위기로 모드 전환된다.
요즘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등 여성 기관장의 활약이 두드러지더군요. 관장님이 노인문제에 집중하게 된 계기부터 최근 소회가 궁금합니다.
처음 사회복지의 실천은, 가정에서 홀로 지내시는 어르신들을 돕는 가정봉사원파견사업이었어요. 그 후 노인요양원에서 어르신들과 함께 생활하며 노인분들이 표현하지 못하는 많은 고충들을 목격하곤 하였습니다. 그 고충들은 결국 인권(人權)의 문제에서부터 해결점을 찾을 수가 있더군요. 노인인권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노인보호전문기관에 근무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는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들이 나의 미래와 별개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지금 노인분들의 고통은 곧 나의 노후에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잖아요. 함께 고민해가는 가운데, 현재 나의 위치에서 연구와 정성을 다해나가고 있습니다. 노인보호전문기관의 역할에 충실하여 최선을 다하는 것이 곧 나 자신의 노후준비이기에, 오늘도 직원들과 함께 상담과 교육, 출장 업무로 동분서주하고 있습니다.
노인학대는 사후처리보다 사전예방이 더 중요할 거 같습니다만...
노인학대가 증가하는 데에는 많은 요인이 작용하고 있어요. ‘노인인구 증가에 따른 가족의 부양부담’이 늘어나고요, ‘노인인권의식의 사회적 감수성’과 ‘노인자신들의 권리의식’ 또한 향상 일로입니다. 가장 중요한 요인을 꼽으라면, 사회적 경제적 불안 요인이 가정에서 상대적으로 약자인 노인을 향해 쏟아지는 폭력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가정과 사회가 안정되어 모두가 편안한 안녕 상태에 이를 때 노인학대도 감소추세로 돌아설 거 같습니다.
요즘 언론을 보면, 어린이학대 뉴스 등등에 가려 노인학대 사례는 거의 본 적이 없는 거 같아요.
끊이지 않는 아동학대사건, 불행한 일들입니다. 사회가 불안정하고 어려워질수록 가정폭력이 성행하며 아동과 노인 학대로 이어지는 상황입니다.
전국 통계 상황을 보면 2019년 전국 34개 지역노인보호전문기관을 통해 신고된 사례는 총 16,071건입니다. 이 중 학대사례는 5,243건(32.6%)으로서 전년도 대비 1.1%증가했습니다. 우리 충남남부에서 학대사례는 전년도 대비 7.6% 증가했습니다. 우리 지역 학대사례는 99건(44.4%), 일반사례는 124건, 이렇게 해서 총 223건이 신고되었거든요.
노인학대 신고가 접수되면... 법적으로는 어떤 절차가 진행되는지요?
남부노인보호전문기관은 노인인권 증진 및 권익옹호를 위해 전문적인 사례 개입을 합니다. 접수 및 처리는 다음 순서에 따릅니다.
노인보호전문기관 설치 등 노인복지법 제39조의5에 의거 설립된 우리 기관은 신고만 기다리는 게 아닙니다. 학대받는 노인의 발견부터 시작하여 보호·치료 등을 신속 처리함으로써 노인학대 예방에 동시 주력하고 있습니다.
▲ '실버스마일사업' 할아버지, 할머니와 친밀해지게 하기 위하여 어린이집을 찾아가 인형극도 보여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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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업무를 소개해 주시지요.
남부노인보호전문기관은 노인인권 증진 및 권익옹호를 위해 전문적인 사례개입 및 신속한 조치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노인학대예방을 위한 사업, 즉 복지사각지대 발굴 및 시민의식 제고 사업도 병행하고 있으니까요.
- 노인학대상담 사업= 노인학대 상담, 일시보호, 긴급지원, 찾아가는 이동 상담
- 노인학대예방 홍보사업= 언론매체 홍보, 홍보 캠페인
- 노인학대예방 교육사업= 노인학대예방교육, 노인인권교육
- 노인인권보호 및 인권증진사업= 노인학대예방캠페인, 노인학대예방의날 행사 주관
- 지역자원연계사업(협력체계 구축사업)= 네트워크구축사업, 학대전담경찰간담회, 후원자관리
- 외부지원사업= 논산시노인일자리지원사업, 재학대예방을 위한 라이프케어서포트즈 사업
노인존중 풍토가 사라졌다는 개탄의 소리가 높습니다. 노년층과 공동체 입장에서 역지사지 생각해 볼 게 있다면요?
과거 우리나라는 경로효친이라는 수직적 구조에서의 노인에 대한 공경 존중을 일방적으로 강조하여 왔잖아요? 그러나 인권에서 이야기 하는 인간에 대한 존엄은 그 대상이 노인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을 지칭합니다. 노인 당사자분들도 우리사회의 인권의식에 대한 변화를 받아들이고 스스로의 권리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할 때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우리 사회는 개인들의 권리에 대한 존중이 인권이라 인식하는 경향입니다. 그러나 인권이 추구하는 궁극의 목표는 “개인들의 권리보호를 통해 인류공동체의 행복추구”입니다. 노인 스스로가 인류공동체의 주체로서 자신들의 권리를 보호하고 당당하고 소중한 인격체로서 우리 사회에 선지자 역할을 수행하여 주신다면, 노인존중은 자연스럽게 회복되리라 생각합니다.
[대담] 이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