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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정신과 동학] 논산동학농민혁명계승사업회, 황산성 오르다
- 윤여진(논산고 교사)
기사입력  2020/02/20 [09:07]   놀뫼신문

[논산정신과 동학] 

논산동학농민혁명계승사업회, 황산성 오르다

 

▲ 1894년(고종31) 동학농민운동 당시 농민군과 조선-일본 연합군이 공주 우금치에서 벌인 전투 기록화.     ©놀뫼신문

 

 

인간평등(人乃天) 동학을 품은 논산땅과 의병

 

동학농민혁명은 1894년에 일어난 전국적인 농민 봉기이다. 당시 인구의 십중 삼사가, 340개 군현(지금의 시군) 중 절반이 참가하였다고 한다. 한국근대현사에서 반외세 반봉건투쟁의 시작을 알린 혁명적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논산은 1984년 가을, 전국의 동학농민군이 집결한 곳이다. 남북접으로 갈리어 있던 농민군은 논산에서 드디어 전봉준을 총대장으로 단일대오를 이루었고, 공주로 출정하기 전 며칠 동안을 논산에서 보냈다.   

동학농민혁명을 얘기할 때 전라도 지역과 우금치 전투가 먼저 떠오르지만, 그에 못지않은 상징성을 지닌 곳이 논산인 것이다. 우리역사에서 여러 번 논산은 시발점이나 결말의 땅이 아니라 맞아들이고, 품어 주고, 힘을 주어, 떠나보내는 준비의 땅이었다. 동학농민군들을 받아들이고 대접하여 하나가 되어 대오를 갖춰 전선에 나가도록 자리를 제공한 곳이 바로 논산 땅이었다. 출정의 땅, 진군의 대지가 바로 우리 논산인 것이다.

역사 속에 스스로 주인공이 되고 각광을 받기보다 영광은 다 내어주고 수고를 떠안았던 논산은 그래서 우리나라 민본민주의 서막을 연 자랑스러운 터전일 수 있었다. 그해 가을에 수만의 남북접 동학농민군들이 며칠 동안 논산 들판에서 열었던 ‘해방구’는 논산의 유림과 주민의 협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 황산성에서 황산벌을 내려다 보며     ©놀뫼신문

 

 

민본민주의 서막을 연 터전, 황산성을 밟다

 

지금부터 126년 전에 수만의 농민군이 왔다간, 반외세 반봉건을 위해 피를 뿌린 논산 땅을 밟으며 동학농민혁명 속의 논산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논산동학농민혁명 계승사업회(준)가 계획한 것이 동학유적 답사이고, 그 첫 출발이 연산의 관아터와 황산성이다.  

논산동학답사팀은 2월 9일 오후 3시에 연산관아터에서 만났다. 관아는 온데 간데 없고 270년이 넘은 나무 한 그루뿐인 관아터의 아쉬움을 달래며 자연스럽게 논산동학 이야기를 시작하였다. 아들이 동학군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일본군에 붙들려 고초를 겪은 연산현감 이야기부터 동학소설 ‘은월이’에 나오는 연산전투 장면에 이르기까지 각자가 알고 있는 당시 얘기를 주고받으며 차를 타고 황산성으로 향했다.         

황산성은 상상했던 것보다 높고 사방이 다 내려다보였다. 연산에 당도한 일본군과 맞서기에 유리한 요새였을 것으로 여겨졌다. 1894년 12월 10일(음력 11월 14일)에 벌어진 연산전투는 고작 하루 만에 무기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허무하게 패배하고 논산 노성쪽으로 오후 5시경에 후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을 내려오며 제대로 먹고 입지도 못하고 지칠 대로 지친 상태로 퇴각하는 동학농민군들이 떠올라 가슴이 아팠다.

연산관아터와 황산성을 돌아본 후에 만복이네 공부방 아동지역센터에 들러 준비한 논산지역 동학농민혁명과 연산전투 관련 자료를 검토하며 소감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우금치전투에서 패하고 퇴각하며 벌인 논산의 연산전투와 황화대전투에서의 연패를 놓고 모두 안타깝고 착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패배한 전투들을 논하기 보다는 공주로 출병하기 전 논산에서 이룬 남북접 동학농민군과 논산사람들의 하나 됨을 부각시켜야한다는 의견에 한 마음이 되었었다. 

답사를 마치며 드는 의문은 동학농민군들은 왜 무기의 열세와 전략전술의 부재로 패배할 것이 뻔한 싸움을 감행했을까 하는 것이었다.  사람이 곧 하늘이라는 ‘인내천(人乃天)’사상이 주는 가슴 벅찬 메시지에 죽음도 불사하지 않았을까. 봉건제도에 찌든 희망 없는 세상과 탐관오리들의 폭정 때문에 도저히 인간으로 살아갈 수 없었던 그들의 처지를 생각하니 이해가 되기도 했다.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일본군을 끌어들여서 자국의 농민군들을 학살한 조정과 당시 이 땅의 지도자들을 생각하니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가능한 한 빨리 논산 동학혁명사를 정리하여 논산의 각급 학교에 역사교육자료로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과 현재 준비위원회 상태인 논산 동학혁명계숭사업회도 창립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제안도 있었다.  이제 깨어있는 시민이 올바른 역사의식을 가지고 시대변화를 이끄는 주체로 나서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

 

- 윤여진(논산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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