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속악단 ‘새녘’을 찾아서]
오페라 뮤지컬 능가할 논산의 창극을 위하여
민속악단 ‘새녘’ 국악단의 또다른 이름은 ‘논산전통국악연구소’이다. 반월동 중앙로에 있는 이 극단은 시종일관 국악분위기이다. 2015년 젊은 국악 전공자들이 모였다. 이들이 국악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들고 나온 기치는 ‘법고창신(法古創新)이다.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創造)한다는 법고창신은 옛것을 지키되, 현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전통예술로 계승 발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전통창극, 마당극, 창작가무악극, 연희극, 무용극 등 종합예술 드라마형식으로 각색을 시도하였다. 우리 지역의 인물, 전통문화, 역사, 지형, 향토 등을 바탕으로 창작 가무악극을 구성하고 있다. 대중들이 쉽게 접하도록 종합예술 가무악극 형태의 공연을 보여주려는 것이다.
대중화를 위한 노력 중 하나가 야외공연이다. 그래서 최근 우리는 그들을 무대 밖에서도 자주 만날 수 있었다. 2019년 시작은 논산시민공원에서 열린 3·1절100주년 국악창작극 퍼포먼스 ‘그날의 함성’으로 열었다. ‘100년의함성! 대한독립만세’ 목이 터질 듯한 외침 소리 주인공이 이들 목소리였다. 이후 활동상은 논산을 넘나드는 행보였다. 찾아가는 문화활동 ‘별난창극 시리즈’를 선보였고, 4월에는 창작극 ‘논뫼! 은진미륵을 만나다’가 세상에 태어났으며 가무악극 ‘은진미륵의 미소’ 논뫼! 역사기행, 문화의거리 공연이 이어졌다. 대전에서는 대전시민국악축전 “젊은광대전”으로 타지역 대표로 선정되었고, 충남에서는 내포신도시 공연활성화 사업 공모에서 ‘관음의 미소, 백성의 연꽃등불’이 선정되었다. 이 극단이 고수하는 소재는 논산이다. 관촉사 은진미륵, 돈암서원, 중고제 판소리, 논산노동요, 강경 조선3대시장을 무대로 전통창작무대공연을 펼치는 것이다.
작년에는 ‘문화가 있는날 청춘마이크’를 4월부터 6회 선정되었으며 논산예술제 등 30여 회 공연을 하였다. 충남예술제에서 ‘계백의꿈’을, 보령 도시樂 폐스티벌 초청도 받아서 열연하였다. 강경에서도 열린 바 있는 충남지역 ‘보부상을 만나다’는 작년 한해 동안 총 8회 공연하였다. 강경젓갈축제와의 인연도 깊다. 2017년 강경젓갈축제 마당극대회에 선정된 극 이름은 마당극 “조선3대시장 강경 보부상”이었다. 그 해는 ‘이제는 금강이다’ 등 20여회의 공연을 강행하였다.
그러다가 다음해인 2018년 제3회 강경전국 창작마당극 경연대회에서 충남도지사상(우수상)을 받았다. 덕분에 올해도 강경젓갈축제에서는 4개의 극을 따냈다. 그러나 올해 돼지열병으로 인한 강경젓갈축제의 갑작스런 취소는 젊은 문화인들에게 엄청 큰 걸림돌이었다. 그러나 새녘은 위기를 기회로 받아들이면서, 가난한 연극인답게 공연 수익과 무관한 봉사활동으로 올 한해를 마무리하려고 마음을 비웠다.
11월 활동계획을 보면 우선 12일 쌘뽈요양원을 찾아간다. ‘젊은 광대전’이라는 주제로 창극심청전과 국악가요, 한국무용, 기악합주 등 어르신들과 함께 어깨춤을 출 생각이다. 2017년도에는 국악뮤지컬 ‘계백의 꿈’을 올렸는데, 같은 해 전통창극 심청전은 먼저 올렸었다. 이어 작년에도 가무악극 ‘심청전’을 논산예술단 정기연주로 공연하였는데, 이번 봉사에서도 심청전이 올라가는 것이다. 이외에도 기회가 허락되면 다른 복지시설 및 요양원을 찾아가 재능기부 봉사활동을 하려 하고 있다. 28일에는 논산문화예술회관에서 “문화공감” 창단공연에 합류한다. 창작극 “논뫼! 역사속으로”라는 주제로 극과 함께 어울려 대북과 모듬북으로 계백전을 선보일 예정이다.
현재 이 극단의 대표는 신원일 씨가 맡고 있다. 사무국에는 천미지, 김다정이 맡고 있으며 공연에 참여하는 회원수는 작게는 10명, 많게는 25명에 달한다.
[‘새녘’ 신원일 대표 전격인터뷰]
향토에 뿌리 깊은 나무, 열매는 세계적 ‘판페라’
민속악단 새녘 신원일 대표를 만나 최근 강경젓갈 축제 취소에 따른 대책과 논산의 연극 등 최근 동향을 들어보았다.
강경젓갈축제 취소로 준비했던 작품들이 무엇이며, 그 작품들을 어떻게 살려서 다시 펼쳐낼 것인가?
10월 중순 5일 동안 강경축제 속에 민속악단 새녘팀은 총4회의 공연을 준비하였다.
* 16일 18시 = 강경젓갈 축제 주제공연 창작연희극 “강경젓갈! 세계를 품다!”
* 18일 13시 = 전통창극 “젊은 광대전 심청”
* 18일 17시 = 백제의 숨결전 축하공연 국악뮤지컬 “계백전”
* 19일 19시 = 창작가무악극 “논뫼! 역사 속으로”
제목에서도 보다시피, 논산지역의 은진미륵석조불상과 조선3대포구 강경! 황산벌 계백 등 논산의 자랑스러운 역사와 인물, 문화재 등이 주인공이다. 과거 우리 지역 선조들의 삶과 기원을 바탕으로 각색된 작품들이다. 지난 3년 동안 민속악단 새녘팀이 대본/ 안무/ 연출/ 무대/ 소품/ 의상 등 줄기차게 준비해왔다. 이 모든 작품들을 이번 강경젓갈 축제에 종합적으로 선보일 예정이었으나 아쉽게도 축제가 전격 취소되어 매우 당혹스럽고 유감스럽다.
불행 중 다행으로 이러한 논산 창작작품들은 논산에서는 문화원, 시민공원, 문화예술회관 등에서 간간 선보였다. 지난 4월부터 타지역 포함, 10회에 걸쳐서 공연했는데, 논산의 역사를 충남도청 문예회관, 서대전 야외음악당에서도 펼쳐보일 수 있었다.
이번에 취소된 작품들은 아쉽게도 모두 다시 선 보일 수는 없지만, 주제와 관객에 맞추어서 재추진 중이다. ‘젊은광대전 심청전’ 은 쌘뽈요양원을 찾아가, 창작극 ‘논뫼! 역사 속으로’는 “문화공감” 창단식 1부에 선보일 예정이다. 이 밖에도 계백이나 조선3대시장 강경포구 역사 이야기는 직접 학생들에게 찾아가 선보이려 추진중이다. 교육지원청에서도 관심을 더 가져주면 좋겠다.
창작마당극 “조선3대포구 강경!”를 소개해 준다면?
이 작품은 ‘2018년 강경포구 창작마당극대회’에 민속악단 새녘팀이 출전하여 충남도지사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창작판소리, 민요, 노동요, 한국무용, 기악합주,설위설경(충청남도무형문화제 제24호), 연극 등 전통음악의 종합예술이다. 강경포구에 깃들여 있는 선조들의 지혜와 삶을 그린 작품이다. 강경의 옥녀봉과 용왕제, 만선맞이 등 강경의 설화로 내려오는 이야기들이 각색되어 논산지역의 ‘브랜드 무대공연’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중이다. 이 작품 속에는 보물 제323호로 승격된 관촉사! 은진미륵석조 불상이야기도 곁들어져 있다. 그래서 논산 이야기를 망라하여서 한꺼번에 소개할 수 있는 종합선물세트이다.
지방도시 논산의 연극과 창극 상황을 어떻게 보며, 좌표 설정은?
논산의 연극&창극의 무대예술공연은 냉정하지만 아주 열악한 상황이라고 판단된다. 초중고 청소년들의 연극동아리 공연을 논산문화원에 직접 참여하여 매년 관람하고 있다. 아직 어설픈 연기와 동선이지만, 이렇게나마 매년 청소년 연극제가 이루어지는 것은 칭찬하지 않을 수가 없는 대목이다.
하지만 그 다음이 문제인 것 같다. 논산의 유일한 시민극단 ‘처용’에 대해서도 잘 알고 소통하고 있다. 논산의 연극문화를 이끌어가는 외로운 기관차다. 지방의 시민극단으로서 자부심이 대단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가끔 서울극단의 도움을 받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현실 같다. 타 지역 유명배우들 모시고 연극 문화를 키워나가는 작업은 매우 의미로우며, 지방도시의 문화격상을 위하여 필요한 수혈이다. 하지만 현실은, 우리 지역의 청소년들이 동아리부터 시작하여 성장할 수 있는 공간과 관심, 그에 걸맞는 지원과 홍보는 미흡해 보인다.
우리 지역에서 배워 성장하는 자수성가 배우가 나오도록 다 함께 뛰어야겠다는 생각이다. 주변을 둘러보면 논산의 연극이 다른 예술 분야인 음악, 문학에 비하여 관심이 크게 떨어져 보인다. 그러나 우리 창극은 전통의 판소리와 연극이 혼합되어 이루어지는 무대이며, 서양음악의 뮤지컬이나 오페라보다 더 훌륭한 예술이다. 판소리가 곁든 오페라는 결국 ‘판페라’가 될 수 있다. 모든 예술인들이 소통하고 공감대 형성을 이룰 수 있는 화합의 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
앞으로는 어디로 나아갈 것인가?
지난 10월 7일 대전시민국악축전이 열렸다. 전국에서 20여 개의 국악팀들이 공모하여 대전지역 3팀, 타지역 2팀이 선정되었다. 대전, 충남에서 보기 힘든 유일한 창극팀이 선정되었는데 그게 바로 우리 민속악단 ‘새녘’팀이었다. 15명의 단원들이 ‘젊은 광대전’이라는 주제로 전통창극 ‘심청전 눈대목’과 3·1절 100주년을 기념하는 창작극 ‘우리가 원하는 나라’를 주제로 70여 분 동안 1000여명의 관객과 함께 했다. 창작극 ‘우리가 원하는 날’ 국악 퍼포먼스공연에서는 시민들이 함께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며 태극기를 모두 다 함께 흔들며 관객과 하나가 되었다. 2020년부터는 대전지부를 창단하여 ‘민속창극단 새녘’이라는 국악단으로 지경을 넓혀나갈 계획도 있다.
-이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