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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는 정으로 빛난 빛돌(光石) 어버이날
기사입력  2019/05/15 [17:25]   놀뫼신문
▲     © 놀뫼신문



농림축산식품부 후원과 농어촌희망재단의 지원으로 광석초등학교에서 학생·학부모·지역주민 교육프로그램이 운영 중이다. 재단은 기본적으로 3년간 지원이 일반적이지만 광석초등학교의 모범적인 사례에 힘입어 2년간 더 지원이 결정됐다고 한다. 한지공예교실 수강생인 학부모와 지역주민, 한지부조공예전수관 김현숙 대표는 9일 광석작은도서관(빛돌도서관)에서 지역어르신을 모시고 한지로 안경집을 만드는 시간을 가졌다. 

 

작지만 큰뜻 품은 안경집

 

어버이날의 기념하여 만드는 안경집은 이중의 기능성을 띤다. 아랫부분 상자는 안경닦이나 손톱깎이, 귀이개 등 작지만 자주 사용하는 물건 보관이 가능하고 윗부분은 안경을 거치할 수 있다. 안경이나 자질구레한 물건을 찾느라 시간 낭비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어 다용도이다. 

열정적으로 설명하는 강사와 적극적으로 만드는 어르신, 수업 내내 재밌는 말씀으로 즐거움을 더해주시는 어르신, 속도가 느린 분이 조급해하지 않도록 차분하게 도와주는 봉사자들이 어우러지는 시간이었다. 

차라리 만들어서 드리는 것이 훨씬 더 수월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잘 만들든 아니든 본인이 직접 만든 것에는 애착이 더 깃든다. 그뿐만 아니라 손수 하는 재미와 보람 느끼도록 김현숙 대표가 학교행사의 일환으로 계획했고, 학부모와 지역주민인 학부모들이 손을 보탰다. 

안경집을 만드는 내내 어르신 옆에서 김 대표의 설명을 다시 전달하고 약간의 실수를 정정하는 등 보조교사로 자청하고 나온 봉사자들은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진행을 단축하고자 드라이기로 말리는 과정과 순간접착제를 사용하는 일, 마지막 작업으로 니스를 칠하는 일은 봉사자들 손으로 이뤄졌다. 10시 30분에 시작된 프로그램은 광석초등학교 교장·교감 선생님이 인사차 들리며 사 온 음료를 마시면서 12시쯤 마무리됐다.

광석초등학교에서 운영 중인 프로그램을 수강하는 학부모와 지역주민들은 오늘 같은 작은 재능기부에서 그치는 게 아니다. 2017년에는 빛돌학습발표 전시회를 했고, 2019년에도 전시 및 공연할 예정이며, 학교바자회를 통해 물품 기증으로 어려운 이웃을 도울 예정이라고 한다.

 

날마다 새로운 빛돌도서관

 

도서관 앱인 ‘리브로피아’에서 ‘광석작은도서관’을 볼 때마다 늘 궁금했다. 시에서 운영하는 면 소재지 도서관이라 관심이 갔다. 가끔 규모가 큰 도서관에 없는 책이 이 작은도서관에만 있을 때 더욱 궁금증을 끌어냈다. 이날 행사가 진행되는 도서관의 면면을 살펴보았다.

입구 유리창에 붓글씨로 쓴 ‘광석빛돌圖書館’이 사람을 반긴다. 도서관에 들어서면 벽면에 ‘日日新 又日新’이 눈에 띈다. “진실로 새로운 삶을 살려면, 이미 새로워진 것을 바탕으로 나날이 새롭게 하고, 조금도 중단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도서관에서 수·금요일에 운영되는 서예 교실 수강생 중 누군가의 솜씨인 것 같다. 논산시민이라면 회원 가입 후에 월요일부터 금요일 근무시간에 대출 가능하다. 공익 요원 1명이 도서관 업무를 맡고 있다. 4천여 권의 책이 소장되어 있고 40~50대가 주 이용자라고 한다. 월요일 12시 30분과 오후 7시에는 영화를 상영한다. 노인회에서 건의한 안건은 아직 처리되지 않아, 도서관 별도의 화장실은 아직도 없다. 

요즘 흔하다면 흔한 것이 책일 수 있다. 그렇지만 여전히 귀한 것 또한 책이다. 고즈넉한 오후를 책과 함께하고 싶다면 빛돌도서관이 적합한 장소가 아닐까 한다.

 

알아두면 쓸모 있는 수다

 

뒷정리를 마치고 근처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정갈하게 차려진 반찬과 순두부찌개가 맛있었다. 편안한 자리여서 정감 있는 이야기가 오갔다. 오늘 온 학부모봉사자들은 일주일에 한 번씩 한지공예 수업에서 만나면서 친분이 생겼다고 한다. 수업 전에 차를 함께 마시기고, 만들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면서 배우는 즐거움이 배가된다.

염치없이 점심을 얻어먹고 차까지 대접한다는 김현숙 대표를 따라 한지부조공예 전수관으로 갔다. 전시관을 둘러보면서 ‘공예는 실용적이어야 한다. 장롱 공예는 살아 있는 공예가 아니라 죽은 공예다. 장식 기능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그것을 뛰어넘어야 한다.’고 말하는 김현숙 대표의 말이 새삼 떠올랐다. 실용주의자답게 한지로 만든 컵홀더에 차를 담아냈다.

요즘은 만들지 않지만 김 대표는 한지로 수의를 만들기도 했다. 시부모님 두 분 다 한지로 만든 옷을 입으셨다고 한다. 한지는 겉돌지 않고 몸에 부드럽게 감겨 수의로 적합하다는 말이 생경하면서 호기심이 든다. 또한 한지는 땀을 흡수하는 기능이 뛰어나서 일회용이긴 하지만 땀이 많이 나는 곳에 덧대면 좋다고 한다. 다음 인터뷰 일정이 있어서 못내 아쉬웠다. 다시 들르고 싶은 마을, 사람과 동네가 함께 빛나는 광석(光石)이다. 

 

-박용신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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