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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단상] 교육문제로 귀촌 어렵다고요?
기사입력  2018/10/25 [13:07]   놀뫼신문

오나교 (강경고 학부모)

 

지금 생활이 귀촌이라고 하면 적절할까? 20여 년 다니던 직장에서 나온 지 벌써 8년째이다. 그 중 이곳 금강가 시골산자락에서의 새로운 생활은 이제 3년째로 접어들었나 보다. 3년은 돼야 익숙해진다는 그 고비를 넘기고 이제 내 마음에서 제법 우리집, 우리동네의 삶으로 여겨진다. 

시골에 온 첫해는 만족도가 아주 높았다. 아침을 요란하게 알려주는 산새들이랑 산바람....그 냄새, 그 자연냄새, 그리고 동물친구들 때문이었고 이런저러한 자유로움도 큰 몫을 해주었다.어찌 보면 만족도 높다고 스스로에게 계속 되뇌었던 것 같기도 하다.

돌이켜 보건대, 다시는 그렇게 못살아 낼 것 같은 것을 보면 말이다. 주위의 많은 반대를 무릅쓰고 강행한 귀촌생활은 꼭 행복했어야 했다. 

지금은 장점 반 단점 반쯤인 거 같다. 가끔은 아파트로 돌아가고 싶어 그 생활을 그려보기도 하지만, 그럴라치면 바로 고개가 저어진다. 시골인지라 일이 끊임 없고 경제적으로 덜 풍요롭더라도, 이제 와서  아파트 생활과는  바꾸지 않을 것이다.

우리 가족이 귀촌생활에서 선택한 직업은 펜션이랑 카페 운영이다. 시골 자연을 무척 좋아하는 우리 부부는 농사를 포함해서 이런저런 일들을 알아보다가, 카페가 멋진 이곳 산자락에 자리를 잡았다.

첫 펜션 손님이 방문했을 때의 두근거림은 지금도 선명하다. 우리는 좌충우돌 수백 가지를 바꾸어 보고, 새로 만들어 가는 동안 자연스레 안정을 찾아갔다. 난생 처음 겪어 보는 일들 투성이 속에서 대부분이 새로워서 낯설음이랑 설레임이 동시에 느껴지곤 했다. 힘든 것은 사실이었으나, 그래서 더 매력적이었다.

귀촌생활의 흔한 일상이 지인들의 방문이다. 오늘도 내가 살던 곳 대전에서 친구들이 찾아왔다. 시골에만 살아도 친구들의 방문이 잦다는데 우리는 카페를 하니까 아주 마음 편하게 오곤 한다. 이런 재미가 시골카페주인만의 특권이 아닐까 싶다. 요 며칠 날씨가 아까울 정도로 참 좋다. 친구들도 이 가을 날씨의 유혹을 못 참고서 내려온 것이다. 집 뜰에는 잡초가 무성하고 정리를 기다리는 땔깜도 산더미이지만 오늘도 미뤄놓은 채 바람이랑 햇볕이랑 논다. 친구와 함께, 손님과 함께 저만큼에서 흘러들어오는 장작 타는 냄새를 즐기면서^^

 

작지만 큰 행복, 시골학교

 

우리에게 좀 늦게 둔 아이가 하나 있다. 내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사람이다. 아이 중학교 보내야 할 때가 되었다. 도시 명문교로 보내고픈 뭇 부모들과는 반대로, 작고 멋진 시골학교를 택했다. 우리 아이를 한 학년에 14명뿐인 중학교에 보내는 일은 우리부부가 결정한 일 중 가장 탁월한 선택이었다. 우리 아이는 이 시골학교에서 행복한 3년을 보냈다.

지금은 강경고등학교에 들어가 1학년 생활을 멋지게 보내고 있다. 아이는 고등학교도 행복하게 보내고 싶다며 이 고등학교를 갔다. 나도 여타 학부모와 유별나게 다르지 않으니, 가끔은 아이에게 공부욕심이 부려지곤 한다. 그럴 때마다 마음을 다잡고 주문처럼 혼잣말을 하곤 한다. ‘아들이 건강해서 참 좋다!’고. 그러고 나면 확신하는 바가 있다. “우리아이가 이곳 시골 자연 속에서 크고 시골학교 다니는 것만으로도 분명 아이의 속바탕에는 자연이 들어가 있을 것”이라고, “이런 환경은 앞으로 길고긴 인생을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되어줄 것”이라고 믿는다.

낯설었던 시골동네가 우리 동네가 되기까지는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런 일인 것 같다. 직장생활에서의 사회생활과는 확실히 다른 곳에서 사람 사귀는 일은 아직도 숙제이다. 도시 직장에서의 대인관계는 온실 속의 화초였다고 할까? 직장을 나온 지금이 실전(實戰)인 것 같다. 우여곡절 끝에 안정을 찾아가는 시골생활에서 앞으로 펼쳐질 새로운 일들이 기대된다. 하고 싶었던 게 퍽이나 많은 나는 그 동안 다양한 경험들을 해왔다. 카페를 운영하면서 힐링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주요 내용으로는 명상, 다도, 그림책읽기, 테이블세팅, 황토방낮잠 등이다.

그 동안 좋아서 혼자서 스스로 해왔던 일들이 여기 내려와서 하나의 일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게 신기하다. 진행하면서 보람이 느껴진다. 아직도 열정이 남아있어서 힘이 들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하다. 힘이 들어도 아마 계속 하고 싶은 것들이 지속 가능할 성싶다. 시골생활은 하고 싶었던 목록 중에서 상위 리스트였다. 일단 저질렀으니 선택하고 펼쳐지는 일들을 즐겁게 받아들이고 겸허하게 살 작정이다. 아름다운 이곳 시골 산자락에서 시나브로 밀린 일들을 하나씩하나씩 해나간다. 찾아오는 분들과 수다하고 그러면서 배워도 간다. 동물친구들과 함께 뛰놀다 보면 하루가 간다. 이런 나의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이 생활 귀촌하고픈 분들에게 희망적 모델도  되고 싶다. 여러 친구들이 이구동성 “귀촌생활 잘 하고 있어!”란다. 앞으로도 내 삶을 지켜보고서 본인들 귀촌결정에 참고하겠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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