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2016년 7월중순으로 접어들고 있다. 유권자인 시민들은 별 관심없이 7월을 맞이 했지만 우리가 뽑은 지방의회 의원들은 보이지 않는 또 다른 경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대부분은 밖으로 표출되지 않고 지나가는 것이 보통이지만 과열되면 불미스런 일들이 종종 언론에 회자되기도 한다.
광주시 서구의회는 의장에 출마한 의원이 결선투표에서 실수로 상대후보에게 투표를 하여 의장자리를 내주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는가 하면 경남 의령군의회는 의장자리를 놓고 혈서 지장을 찍어가며 담합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기도 했다.
공주시의회는 정회시간에 재적의원 11명 중 새누리당 윤홍중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의원 5명 등 6명만 참석하여 윤홍중의원을 의장으로 선출했다. 이에 무소속 이해선의원은 “정회시간에 의장선거를 진행한 것은 무효”라며 크게 반발하기도 했다.
세종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배신과 야합하여 의장직을 찬탈한 세종시의회 새누리당 의원들의 오만방자함이 극에 달하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으며, 창녕군의회는 금품 제공 의혹을 폭로하였고 여수시의회는 금품거래 첩보로 수사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같이 주민의 대표라는 분들이 밥그릇 챙기기에 혈안이 되어 온갖 추태와 자중지란을 일으키고 있다. 의장은 어떤 특권이 있길래 의원들이 집착하는지 살펴봤다.
“지방자치법 제49조(의장의 직무)에 지방의회의 의장은 의회를 대표하고 의사(議事)를 정리하며, 회의장 내의 질서를 유지하고 의회의 사무를 감독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의장은 의회를 대표하여 의장명의로 정례회와 임시회 집회를 공고하고 본회의에서 사회를 본다. 의회사무직원을 추천하여 인사를 할 수 있고, 수행비서를 둘 수 있다. 의전차와 업무추진비가 지급된다. 또한 정당공천제라는 정치구조에서 나름대로 중앙당과 자신에게 유리한 연결고리를 만들 수 있다.
뿐만아니라 각종 지역행사에서 시장과 함께 소개되고, 축사를 하게 됨으로 정치인으로써 인지도를 높힐 수 있는 매력적인 기회를 점하게 되어 다음선거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그러나 세상은 인지도만 높다 해서 유리한건마는 아니다. 국회의원 6,7,8선의원이 인지도가 없어서 낙선했겠는가? 지난 2004년 정치거물 김종필 전의원은 자민련 비례대표 1번으로 10선에 도전했지만 낙선했다.
막스베버가 주장한 정치지도자 3대 덕목인 열정, 책임감, 균형적 판단을 지방의회 의원에게 접목해 보았다. 열정은 지역발전과 시민의 복리증진을 위해 열렬한 애정을 갖춘 추진력이다. 책임감은 의원의 직위를 이용하여 자신의 이익을 구하지 않고 지역발전과 시민복리증진을 위해 책임의정을 실현하는 책임윤리다. 자신의 선거공약을 지키는 것은 기본일 것이다. 균형적 판단은 사적인 욕심을 내려놓고 주인정신을 가지고 공익을 위해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양심적인 의정활동이다.
뿐만아니다. 시민의 대표인 의원들은 겸손해야 한다. 겸손은 의정활동을 하며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는 인격의 거울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혜가 있어야 한다. 지혜는 거짓을 분별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의원은 거짓을 분별할 수 있어야 진실된 의정활동을 할 수 있다. 진실되고 성실한 의정활동으로 시민들에게 진정한 신뢰를 얻을 수 있다. 또한 의장은 리더십을 갖춰야 한다. 의장의 직위는 개인의 명예이기도 하지만 의회의 얼굴이다. 의장이 리더십이 없고 함량에 미달되면 의회 전체의 권위와 품격이 떨어진다.
의원을 출마하기 위해 지방선거에 임하면서 고개를 조아리며 지역주민 한분 한분 손을 잡고 간절하게 한표를 갈구하며 약속했던 그때 그 마음을 잊지 말아야한다. 2년의 세월이 정치인에겐 잠깐처럼 지나간다.
/조성우 기자